탈원전 정책의 폐해가 예상보다 더 빨리 더 심각한 양상으로 닥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3년 뒤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탈원전 피해는 다음 정권은 물론 다음 세대까지 미친다는 점에서 국가에 죄를 짓는 일과 다름없다. 한전이 14일 발표한 1분기 연결기준 실적 6299억 원 영업적자는 1년 새 5023억 원 커진 것으로, 어닝쇼크 수준이다. 1분기 기준으론 1961년 창립 이후 최악(最惡) 적자이고, 자회사를 뺀 한전 자체의 영업손실은 2조4114억 원에 이른다.
한전 수익은 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2017년 4분기 적자 전환한 뒤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면 매분기 적자행진이다. 부채도 3월 말 121조여 원으로 3개월 만에 7조 원 넘게 급증했다. 뉴욕증시에도 상장된 한전은 2016년 12조 원 넘게 영업흑자를 기록한 세계 최고(最高) 수준의 우량 에너지기업이었지만, 부실기업으로 추락하는 중이다. 탈원전을 공식화한 2017년 6월 19일 4만2050원이던 한전 주가는 14일 2만6850원으로 떨어졌다. 실적 악화 이유는 명확하다. 값싸고, 질 좋고, 안정적인 원전을 배제한 채 비싸고 불안정한 태양광·풍력 등의 구입을 강요하니 수익이 날 턱이 없다. 지난 3년 간 재생에너지 전력 단가는 56% 급등한 반면, 원전용은 11.6% 내렸다. 정부와 한전은 아직도 ‘국제 연료가격 인상’ 핑계를 대지만 한전은 지난달 시장 공시를 통해 문 정부의 에너지 정책 때문임을 실토했다.
공기업 한전의 부실화는 결국 국민이 떠안아야 할 부담이다. 2030년까지 전기료 인상이 10.9%에 그칠 거라는 정부 공언은 웃음거리가 된 지 오래다. 문 정부가 모델로 삼은 독일에서도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 이후 전기료 급등과 온실가스 감축 실패로 ‘비싸고, 혼란스럽고, 부당하다’는 자성론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전기료가 오르면 가계 살림을 위축시키면서 기업의 해외 이전을 재촉할 것이다. 문 정부는 백해무익으로 확인되고 있는 탈원전 독주를 당장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