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후 50원이상 급상승세
원화 ‘위안화와 동조’ 영향도

기재부 차관은“과도하지않다”
2일뒤 홍남기“적기대응할 것”
상반된 발언에 원·달러 ‘출렁’


‘1200원 넘어서나?’

지난 4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50원 이상 오르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월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종가(1135.1원)와 5월 15일 종가(1188.6원)를 비교하면 한 달 반 새 격차가 53.5원에 달한다.

16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7원 오른 1189.3원을 기록했다. 아직 환율 움직임을 설명해주는 이론은 없지만, 환율은 대체로 두 나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큰 관계를 갖고 있다. 한 나라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으면 해당국 통화의 가치가 높아지고, 나쁘면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3.2%(전기비 연율·전기 대비 성장률을 연간 수치로 바꾼 것),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0.3%(전기 대비)였다. 미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지고,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의미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위안화의 움직임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을 보여온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가 위안화의 가치 하락에 동조해 더욱 가파르게 떨어지는 면도 있다.

외환 당국의 스탠스(입장)도 원화 가치 급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호승 기재부 제1차관은 지난 13일 “원화 절하(가치 하락) 폭은 중국, 대만 등 주변국에 비교해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의 하락을 당국이 용인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있는 말이었다. 실제 이 차관 발언 이후 원·달러 환율은 급등(원화 가치 하락)했다. 그러나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5일 “(환율의) 일방적·비정상적 쏠림 현상은 정부가 모니터링(점검)을 하면서 적기 대응하겠다”고 ‘딴소리’를 했다. 외환 당국을 이끄는 기재부 ‘넘버 1(홍 부총리)’과 ‘넘버 2(이 차관)’가 다른 얘기를 하게 되면 시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1200원이 ‘1차 저지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으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며 “1200원에 근접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큰 규모의 ‘실탄(물량) 개입’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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