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서 사회자 콜베어가 “비틀스 곡 중에 좋아하는 노래가 있냐”고 묻자, 방탄소년단의 제이홉이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스의 명곡 ‘헤이 주드’ 한 소절을 선창하고 있다.(왼쪽 사진) 전설적 그룹 비틀스는 1964년 CBS ‘에드 설리번쇼’를 통해 미국 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해 CBS는 15일 방탄소년단의 비틀스 헌정 공연을 특별 제작, 방송했다.(오른쪽)  CBS 캡처
1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서 사회자 콜베어가 “비틀스 곡 중에 좋아하는 노래가 있냐”고 묻자, 방탄소년단의 제이홉이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스의 명곡 ‘헤이 주드’ 한 소절을 선창하고 있다.(왼쪽 사진) 전설적 그룹 비틀스는 1964년 CBS ‘에드 설리번쇼’를 통해 미국 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해 CBS는 15일 방탄소년단의 비틀스 헌정 공연을 특별 제작, 방송했다.(오른쪽) CBS 캡처

- BEATLES라 불리는 BTS

1960년대 英감성으로 美 데뷔
BTS, 한국적 노래·댄스로 공략
미국 주류음악시장 판 뒤흔들어

비틀스, 음악 대부분 창작했듯
BTS도 노랫말 쓰고 곡 만들어
1년내 3개앨범 빌보드 1위 닮아


방탄소년단(BTS)이 어느덧 전설적 밴드 비틀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CBS 토크쇼 이후 미국 주요 매체들은 BTS의 비틀스 헌정 공연을 앞다퉈 보도했다.

방탄소년단이 15일(현지시간) 심야에 방송된 미국 CBS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의 흑백 화면 속에서 비틀스처럼 정장을 차려입고 자신들의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부른 후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BS 캡처
방탄소년단이 15일(현지시간) 심야에 방송된 미국 CBS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의 흑백 화면 속에서 비틀스처럼 정장을 차려입고 자신들의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부른 후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BS 캡처

미국 시사지 타임은 16일 “처음엔 비틀스 마니아가 있었지만, 이제는 BTS 마니아가 있다”며 “K-팝 그룹이 타임머신을 타고 1964년으로 날아가 흑백 화면 속에서 비틀스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을 재현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BTS는 월드 투어 중에 ABC, CBS 방송에 출연하는 등 계속해서 기록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며, 곧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패션 정보지 엘르는 “비틀스처럼 차려입은 BTS가 (미국팬들에게) 최면을 걸었다”며 “ABC 방송의 ‘서머 스테이지’ 공연에 등장했던 BTS가 몇 시간 뒤에 CBS ‘콜베어쇼’에 나와 또 한 번의 역사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이처럼 BTS가 비틀스와 비교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부터다. 지난해 5월 발매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한국 가수로선 최초로 ‘빌보드 200’ 1위에 오르고, 같은 해 8월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로 다시 정상을 차지하자 이들의 성공이 우연이 아님이 입증됐다. 타임은 BTS를 아시아판의 표지모델로 선정하면서 “차세대 리더(Next Generation Leader)”라는 수식어를 붙여줬고, 영국의 BBC는 BTS가 런던 O2 아레나에서 월드 투어 첫 공연을 하고 나자 “제2의 비틀스”라고 극찬했다. 이어 BTS가 지난 4월 또 한 번 ‘빌보드 200’ 1위에 오르자 미국의 CNN은 “이만한 팬덤은 비틀스 이후 처음”이라며 “이제는 이 한국 보이밴드가 세계를 정복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그야말로 비틀스의 ‘브리티시 침공(British Invasion)’이 아니라 BTS의 ‘코리안 인베이전(Korean Invasion)’이었다. 비틀스가 1960년대 미국 팝 시장에 영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영감을 주면서 세계팬을 휘어잡았다면 BTS는 한글로 된, 가장 한국적인 팝과 댄스로 미국 주류 음악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 같은 변화와 충격은 BTS의 성장 과정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BTS는 소위 말하는 국내 3대 연예기획사(SM, YG, JYP)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데뷔 초기엔 안 보이는 홀대를 받기도 했지만 그런 모든 시련의 과정을 노래로 승화시켰다. 2016년에 발표한 ‘피 땀 눈물’이 대표적이다. 노랫말엔 멤버들이 연습생 시절부터 흘렸던 땀과 눈물에 대한 설움이 깃들어 있다. 이전까지 아이돌은 노래를 받아서 부르는 수준이었다면 BTS는 처음부터 직접 노랫말을 쓰고 곡을 지었다. ‘싱어송라이터 스타일’의 아이돌이었던 것이다. 이는 비틀스가 밴드로서 자신들의 음악을 대부분 창작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앨범을 만들 때도 무언가 이야기를 새겨 넣으려고 애썼다. BTS의 앨범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주제 아래 ‘기승전결(起承轉結)’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마치 대하소설처럼 커다란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는 셈이다. 또한 SNS를 통한 직접적 소통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BTS의 팬클럽 ‘아미(Army)’는 밖에서 노숙하며 줄을 서는 열정적 응원으로 때론 BTS보다 더 큰 유명세를 치르곤 했다. 이런 ‘아미’에게 BTS는 늘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편 BTS는 6월 초 비틀스의 고장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관련기사

김인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