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하안송 기자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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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미·중 무역전쟁

봉합은커녕 되레 갈등 격화
내달 G20서 최종담판 예상

희토류·美국채·美기업제재
3가지 ‘킹 카드’ 장담하지만
中 100억 vs 美 3250억달러
추가 관세부과 여지에 격차

“어차피 본질은 ‘패권 다툼’
향후 수십년간 新냉전 전개”


봉합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중 간 무역전쟁이 점점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2000억 달러어치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기존 10%에서 25%로 관세를 올리는 전격적인 조치를 취한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연일 전면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결사 항전’을 다짐하며 자국민을 독려하고 있다.

일단 중국보다 ‘패’가 많은 미국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중국 내부에선 초반의 어려움을 잘 견뎌낼 경우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무역전쟁의 포성이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치열한 미·중 간 무역전쟁 양상 = 중국 정부는 지난 13일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최대 25% 인상하는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앞서 5~10%의 차등 관세가 적용되던 것을 5~25%로 차등 폭을 높였다. 총 5140개 품목 가운데 2493개 품목에는 25%, 1078개 품목은 20%, 974개 품목은 10%, 595개 품목은 5%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

이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25% 추가 관세 조치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해 9월 500억 달러 규모 관세 25% 부과에 이어 중국 수입품 5745개 품목(2000억 달러 규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지난 10일에 다시 25%로 올린 바 있다.

미국은 앞으로 3~4주 안에 양국 간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곧바로 맞받아쳤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아직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나 ‘최종 담판’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1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시아 문명 대화총회’ 기조연설에서 “누군가 자신의 인종과 문명이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문명을 개조하거나 대체하기를 고집한다면 이는 어리석은 발상이고 형편없는 행동”이라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주 워싱턴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연일 미국 비판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논평에서 “중국은 다시는 권리를 잃고 나라를 욕되게 하는 일을 겪지 않을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불태웠다.

◇미·중 무역전쟁 봉합 가능성은 = 진창룽(金燦榮)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SNS 기반 경제매체 쯔관왕(資管網)에 “중국은 희토류, 미국 국채,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 등 세 가지의 ‘킹 카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무역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과의 센가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에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면서 일본을 압박한 바 있다. 또 전 세계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미국 국채(1조1000억 달러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선 미국이 중국을 크게 앞선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은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 부과 여지를 갖고 있다. 반면 중국은 100억 달러(미국산 수입품) 여유분밖에 없다. 사실상 실탄이 없다는 의미다. 희토류 수출 금지나 미국 국채 매각 역시 미국을 단숨에 무력화할 수 있는 조치는 아니라는 것이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봉합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사상 최고 수준의 경기 호황을 토대로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드는 기미가 보이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 강경 일변도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미국이 전체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침체는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드는 것으로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GDP가 2분기 이상 연속으로 감소하면 경기침체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보다 사정이 더 심각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2%로 2003년 5월(4.3%)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설사 미국과 중국이 극적으로 무역협상 타결에 성공한다 해도 미·중 무역전쟁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은 패권 경쟁이기 때문에 설사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냉전 시대’가 수십 년간 전개된다고 보는 게 현명한 판단과 접근이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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