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목숨 구하는게 최대목표
UAE왕세제 방한때 특별요청”
이낙연 총리도 SNS홍보 나서


청와대는 17일 리비아 무장세력에 납치된 주모(62) 씨가 피랍 315일 만에 석방된 것과 관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직접 나서 경위를 설명했다. 그동안 주로 피랍자 석방 브리핑은 외교부가 해온 관례를 깬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자신의 SNS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탁을 받고 결정적으로 도와주신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에 각별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피랍자 무사 석방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적극 홍보했다.

정 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안보실장이 직접 브리핑한 배경에 대해 “지난해 피랍 직후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파견해 7월 14일 현지에 도착했고 이후 왕건함과 교체까지 하면서 4개월 가까이 우리 함정이 리비아 인근에 있었다”며 “정부는 그 정도로 피랍 국민을 안전하게 석방하는 데 총력을 견지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정 실장은 “우리 정부 외교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나라와 협의했고 지난 2월 모하메드 UAE 왕세제 방한 때도 특별히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청해부대까지 파견했음에도 자체적인 군사작전을 통해 주 씨 등을 구출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정 실장은 “여러 방법을 검토했지만 리비아가 현재 내전 중이어서 정세가 특히 불안한 상태이고 최근에는 거의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주 씨가 피랍된 지역이 리비아 남부 지역이어서 구출작전이나 심지어 석방을 위한 협상 과정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정 실장은 “신병 확보 과정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아직 보안을 요구하므로 상세히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조금 전에 UAE 정부의 발표도 있었지만, UAE 외교부가 리비아 군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석방을 끌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협상 내용을 다 설명할 수 없는데, UAE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현금 지급은 안 했다고 한다”며 “UAE가 가진 그 지역에서의 영향력, 부족 간 협력관계 등을 동원해 협상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 씨는 현지 병원에서 1차 검진 결과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귀국 후 추가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리비아는 2011년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 세력이 난립한 상태이고, 리비아 남부 지역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통합정부가 아닌 군벌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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