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유엔에 식량요청서한
제재 따른 식량난임을 강조”
NYT “쌀·옥수수 가격 안정”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의 식량 지원 요청이 미국에 제재 완화 압박을 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16일 ‘북한이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경고하지만 기근 공포에 몇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악천후와 경제 제재로 인해 북한에 새로운 식량 위기가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이 교착상태인 비핵화 회담을 놓고 미국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오래된 문제(식량난)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려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북한 정권의 식량 지원 호소는 연례적인 일이지만 올해 북한이 유엔에 보낸 식량 요청 서한에는 대북 제재에 따른 식량난이 강조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로버트 킹 전 미국 대북인권특사는 “북한이 제재 완화를 얻어내기 위한 노력 차원에서 대북 제재가 주민을 괴롭힌다고 보여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북한의 식량난 주장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WSJ는 유엔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지난해 수확량이 고온, 홍수, 태풍 등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해 10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면서도 “최근 몇 개월 동안 지난해 수확량 감소가 식량 가용에 제한을 주는지에 대해 알려진 바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KEI)의 로이 스탠가론 선임연구원은 “올해가 약간 더 나쁠 수는 있지만 위기 상황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북한은 끊임없이 식량난에 허덕이는 국가”라고 말했다. 벤저민 캣제프 실버스타인 북한 경제워치 편집위원은 “북한의 식량 수입은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경제학자와 최근 북한 방문자들에 따르면 제재에도 밀무역과 암시장을 통해 식량이 충분히 공급되면서 북한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쌀 가격이 최근 몇 주 동안 하락해 공급이 여전히 견고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고 옥수수와 콩 생산량은 최근 몇 년보다는 줄었지만 2012년과 2013년과 같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유엔 관계자들을 인용해 “북한 정부가 배급량을 줄였으며 적절하고 긴급한 인도적 행동이 없을 경우 6∼9월에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면서도 “북한으로부터 대량 기아사태 발생에 대한 보고가 전혀 없으며 쌀과 옥수수, 기타 곡물 가격이 안정돼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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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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