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5일 한 농부가 황해남도 배천군 농장에서 밭에 물을 뿌리는 장면을 방영하며 “가뭄으로 인해 많은 포전(밭)에서 밀·보리 잎이 마르고 강냉이(옥수수) 포기가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5일 한 농부가 황해남도 배천군 농장에서 밭에 물을 뿌리는 장면을 방영하며 “가뭄으로 인해 많은 포전(밭)에서 밀·보리 잎이 마르고 강냉이(옥수수) 포기가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정의용 실장 브리핑서 밝혀
北도발 불구 지원입장 논란

내달말 한·미정상회담 이전
남북접촉 성사시키려는 의지


정의용(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7일 “조만간 정부의 구체적 계획을 국민께 밝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북 식량 지원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실장은 대북 특별사절단 파견에 대해서도 “항상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 대화는 물론,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에조차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북특사에 더해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실장은 “식량 문제는 안보 사항과 관계없이 인도적 측면에서, 특히 같은 동포로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정부는 대북 식량 지원 원칙을 이미 확정했고, 이를 어떻게 추진하느냐 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관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조만간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의 구체적 계획을 국민께 밝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잇따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음에도 초당적 여론 수렴 없이 인도적 식량 지원 카드를 추진하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 실장의 발언은 사실상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북한은 선전 매체를 통해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라며 인도적 식량 지원을 깎아내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일방 구애’가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정 실장이 대북 특사 파견 계획도 재확인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6월 말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접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청와대와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전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북한과 접촉 없이 재차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의미가 반감되고,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 마련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정 실장은 이날 북한 발사체에 대한 판단도 유보했다. 정 실장은 주한미군이 북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라고 결론 내렸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주한미군사령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의 재원에 대한 한·미 양국 정부의 지금까지 공식 입장은 ‘양국 정부가 긴밀히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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