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前차관 구속으로
첫 번째 산은 일단 넘어
前 靑 민정수석·비서관
당시 김학의 수사 외압
직권남용 혐의 본격 조사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뇌물수수와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되면서 수사의 칼날을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직권남용 의혹을 향해 겨누고 있다. 당초 제기됐던 의혹이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와 성범죄 혐의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의 직권남용 혐의였던 만큼 수사단은 다음 단계로 수사력을 이동시키고 있다.
17일 수사단 발표에 따르면,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이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지난 2013년, 곽 전 민정수석과 이 전 비서관이 김 전 차관을 내사하던 경찰을 질책하고 경찰 수사지휘 라인에 부당한 인사 조치를 내려 수사를 방해했다고 혐의를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청 수사 라인이 전원 교체되는 등 보복성 인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곽 전 민정수석은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에 대한 감정을 진행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청와대 행정관을 보내 감정 결과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수사단은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과 경찰 수사 라인 사이 있었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기록관과 경찰청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수사단 관계자는 “직권남용 부분 수사는 그동안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경찰청 지휘라인 등 주요 인물들을 이미 불러서 조사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수사단은 외압 의혹을 규명하는 수사팀에 김 전 차관의 성 접대 및 뇌물 혐의 규명에 투입된 인원보다도 오히려 더 많은 수사 인력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광범위한 수사 대상뿐 아니라 직권남용 혐의 입증 등 수사단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최근 법원이 공무원 직권남용 혐의 범위를 엄격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의혹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없는 이상 혐의를 적용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곽 전 민정수석은 자유한국당 의원이라는 점에서 정치탄압 주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곽 전 민정수석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경찰 수사를 방해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방해를 했으며, 질책을 했는지에 대한 얘기조차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희권·김윤희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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