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좋으니 결과 좋을것 ‘오판’
빠른 효과 없자 조급함의 ‘방증’


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지만, 청와대만 ‘낙관론’을 펼치며 희망 섞인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우리는 옳다’는 신념이 이젠 ‘틀려선 안 된다’는 절박감으로 변한 것으로, 역설적으로 현재의 심각한 경제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청와대가 현장과 동떨어진 내용을 발표하는 것은 그만큼 조급하다는 방증이고 본인들의 생각보다 결과가 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말까지는 어떻게든 기다려달라고 했다가 올해도 계속 안 되고 있는데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생각은 없으니 계속 잘되고 있다고만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희망 사항을 얘기하는 것일 뿐 현실은 아니다”라며 “이제는 틀려선 안 된다는 아집도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비서진은 목표가 좋기 때문에 언젠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효과가 나타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자꾸 소득주도 성장이 정립된 이론에서 나왔다고 강조하는 것도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항변하는 것일 뿐 그 효과가 어떻다는 얘기는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계속된 요구에도 소득주도 성장 등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 배경에는 ‘틀려선 안 된다’는 아집도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19일 “고용 상황이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개선되고 있다”며 “국내 주요 기관들이 올해 예측한 취업자 증가 수는 10만∼15만 명이었는데 지금 수치는 그 예측도 뛰어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저임금 근로자 비중과 임금 5분위 배율이 역대 최저로 낮아졌고 상용직과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크게 느는 등 직장인들의 소득과 삶의 질은 분명히 개선됐다”고 강조했지만 청년 실업률은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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