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한, 대한민국과 모든 국민은 광주시민과 희생자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결코 기적이 아니라 국민이 흘린 피땀의 대가이지만, 그 중에서도 5·18이 가장 최근의 비극이고 당사자들이 생존해 있다. 39년 지났지만 여전히 한마디 말로 상처가 덧날 수 있을 정도로 다 아물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적 합의에 따른 규정과 보상 등이 이뤄진 만큼 5·18에 대한 사소한 입장 차이도 용납하지 않고 성역화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움직임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권이 더 큰 민주주의와 국민 통합을 위해 더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이런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 5·18을 비하하는 최근 몰지각한 일부 인사들의 언행에 대해 개탄한 것으로 비치지만, 전체적으로 자유한국당을 겨냥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당의 전신인 신한국당과 김영삼 정부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단죄하고 5·18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그런데도 일각의 극단적 주장을 한국당 전체를 매도하는 데 활용한다면 침소봉대의 왜곡이다. 물론 한국당도 관련 의원들에 대한 절차가 미흡하다는 지적은 경청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5·18의 피해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당선 직후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요청함으로써 5·18을 통합과 화해의 역사로 만들려 했다. 김대중 정권의 후예라면 그런 정신을 망각해선 안 된다. 일부 새로 제기된 문제들은 냉정하게 사실을 추적하면 될 일이다.

게다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지지층을 결집하거나 과거와 미래라는 구도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자초하고 있다. 더 큰 자유와 민주주의로 승화해야 할 5·18 기념식을 정쟁과 갈등의 장으로 만들었다.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해산된 통합진보당 세력 등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기념식 참석을 훼방한 것도 5·18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황 대표와 악수하지 않고 지나친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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