商議 ‘기업투자유인정책’ 건의

최대주주할증과세땐 최대 65%
中企‘할증적용’제외, 내년 종료
승계 불가능… 신규투자 악화로


제조설계 기술자로 근무하다가 1980년대 자동차 부품회사를 창업한 김모(72) 대표는 최근 한국M&A거래소에 회사 지분 전량을 매각해 달라고 맡겼다. 기술력을 토대로 창업해 연 매출 150억 원대, 영업이익 10억 원 이상의 견실한 중소기업으로 키웠지만, 상속세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경영 능력이 있어 보이는 자식에게 회사를 넘겨 줄 생각이었지만 상속세가 감당도 못할 40억 원가량이나 부과된 것이다. 김 대표는 상속세 때문에 회사를 물려주지 못할 바에는 제값 받고 회사를 매각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7월 매켄지 사모펀드(PEF)는 시장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기업 오너가 상속을 하는 것보다 사모펀드에 회사를 내놓는 것이 이득인 나라”라고 한 바 있다.

한국의 가업 상속 환경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가히 ‘징벌’ 수준의 상속세 때문에 창업주가 기업을 후손에 물려주기 어려워지면서 기업활동의 연속성과 창업 의지, 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상속 금액이 30억 원을 초과할 경우 50%의 상속세율이 적용된다. 일본(55%)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최대주주 할증 과세를 포함하면 세율은 최대 65%까지 상승한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할증평가 적용 제외 조치조차 내년 말이면 일몰제로 사라지게 된다.

대한상의는 “창업주가 기업을 키워도 최대 65%의 세금을 내고서는 기업 승계가 불가능하다”며 “이는 신규투자 약화와 경제 활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했다. 대한상의는 ‘가업 상속공제제도’ 요건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인의 상속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현재 가업 상속공제제도의 사후관리 기간은 10년인데, 대한상의는 이를 일본·독일과 같은 5년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 설비투자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업투자 인센티브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대한상의는 요청했다. 올해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16.1%, 연구·개발(R&D) 투자는 1.8%에 그쳤다.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은 대기업은 3%에서 1%, 중견기업은 5%에서 3%로 각각 축소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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