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8일 취임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청문회에서 자질·인성·대북관 등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 다수 국회의원이 반대했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었다. 김 장관이 이날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은 당시의 우려들이 공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북한의 참담한 인권 실상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하지 않으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 만을 강조했다. 인권 없는 인도주의는 기만이다.

김 장관은 “인도적 지원은 인도주의적 원칙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조건 없이 대북지원에 나설 뜻을 피력했다. 심지어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언급까지 인용했다. 1980년대 에티오피아와 핵무기까지 만든 북한은 경우가 전혀 다르다. 게다가 북한 김정은은 결코 배고픈 아이가 아니다. 정치를 모르지도 않는다. 평양의 쌀값이 떨어지고 있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도 담배 등 기호품에 집중됐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21일 백화점엔 상품이 넘친다는 보도까지 했다.

북한 인권에 입도 뻥긋 못하던 문 정부가 인도주의를 들고 나온 것은 대북 제재를 우회해 무조건 지원하기 위한 꼼수일 것이다. 문 정부는 지난 1월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 망명에 대해 ‘나 몰라라’란 태도로 일관했고, 중국에서 북송위기에 놓인 탈북자 7명에 대해서도 “대응 중”이라는 말만 반복해왔다. 탈북자 단체 지원금도 끊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김 장관은 더 이상 인도주의를 입에 담을 자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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