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감賞 백혜진
안녕하세요. 손영복 선생님.
저는 믿음 8기의 장난꾸러기였던 백혜진입니다. 제 기억 속 선생님과 제 어렸을 적 모습은 가물가물하지만 선생님께서 저에게 보여주셨던 믿음은 아직까지도 따뜻한 사랑으로 남아있습니다. 누구보다 제자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시던 선생님께서는 일 년 동안 자신과 함께 지내게 될 반 학생들을 ‘믿음 ○기의 제자들’이라고 칭하셨고 저는 자랑스럽게도 그런 선생님의 8번째 제자입니다.
선생님, 아직 19년도 안 된 제 인생에서 전환 포인트가 있었고 바로 그 지점에 선생님이 계셨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남들보다 일찍 찾아온 사춘기에 저는 말썽꾸러기처럼 행동하고 다녔습니다. 원피스인 교복보다 체육복이 더 편하다며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운동장에 울려 퍼지는 아침 조회 시간에 굳이 체육복을 입고 나가 애꿎은 선생님께서는 교장 선생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으셨죠. 쉬는 시간 친구들이랑 놀다 수업 시간 10분 늦게 뒷문으로 살금살금 들어와 반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었어도 죄송하다는 사과 한 번 안 했습니다. 위험하다고 가지 말라고 하셨던 뒷동산에 올라가 고구마를 쪄먹었고 저희가 한 행동들을 다 알고 계셨던 선생님 앞에서 뻔뻔하게 그런 일 한 적 없다며 거짓말했던 일 등, 수없이 많은, 철없던 이런저런 행동들을 이제 와 곱씹어 살펴보면 아직도 부끄럽습니다.
초등학교 내내 안 좋은 행동을 했을 땐 항상 선생님들께 똑같은 말로, 똑같은 벌로 혼이 났던 경험과 달리 저에게 전화해 혼내서 미안하다며 같이 울어주시던 선생님의 행동은 제게 정말 놀라운 충격이었습니다. 선생님의 눈물이 어떠한 벌, 어떠한 잔소리보다 더 따가웠고 아팠습니다. 제가 마음이 진정됐을 때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나는 너를 믿어. 혜진이를 믿어’라는 말을 해주시고 통화를 마치셨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와 같이 울고, 누군가에게 믿음을 받았다는 것이 제 철없던 생활을 크게 반성하게 만들었고 이후 더 올바른 길을 가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 제가 게을러지거나 삐딱해지려 하면 선생님을 떠올립니다. 선생님의 제자로서 바르게,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사는 것이 제 목표였습니다.
저는 벌써 고3이 되었습니다. 수험 생활을 하다 보면 미칠 듯이 소리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거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펑펑 울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힘든 수험 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선생님의 속을 썩이고 부모님을 힘들게 했던 제 어렸을 적의 일을 잊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제 사춘기에 선생님이 계셨다는 것이 다행스럽고 고맙습니다. 만일 선생님께서 제게 믿음을 주지 않으셨으면 아마 그대로 철없이 커서 즐거움만 찾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 애들 한 명 한 명을 안으시고 1년 동안의 추억이 담긴 CD와 선물을 주시던 선생님을 꼭 껴안고 죄송하다며 사과를 했었는데 정작 직접 감사하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제 존경심과 감사함을 다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심을 다해 감사 인사 드리러 가겠습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안녕하세요. 손영복 선생님.
저는 믿음 8기의 장난꾸러기였던 백혜진입니다. 제 기억 속 선생님과 제 어렸을 적 모습은 가물가물하지만 선생님께서 저에게 보여주셨던 믿음은 아직까지도 따뜻한 사랑으로 남아있습니다. 누구보다 제자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시던 선생님께서는 일 년 동안 자신과 함께 지내게 될 반 학생들을 ‘믿음 ○기의 제자들’이라고 칭하셨고 저는 자랑스럽게도 그런 선생님의 8번째 제자입니다.
선생님, 아직 19년도 안 된 제 인생에서 전환 포인트가 있었고 바로 그 지점에 선생님이 계셨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남들보다 일찍 찾아온 사춘기에 저는 말썽꾸러기처럼 행동하고 다녔습니다. 원피스인 교복보다 체육복이 더 편하다며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운동장에 울려 퍼지는 아침 조회 시간에 굳이 체육복을 입고 나가 애꿎은 선생님께서는 교장 선생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으셨죠. 쉬는 시간 친구들이랑 놀다 수업 시간 10분 늦게 뒷문으로 살금살금 들어와 반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었어도 죄송하다는 사과 한 번 안 했습니다. 위험하다고 가지 말라고 하셨던 뒷동산에 올라가 고구마를 쪄먹었고 저희가 한 행동들을 다 알고 계셨던 선생님 앞에서 뻔뻔하게 그런 일 한 적 없다며 거짓말했던 일 등, 수없이 많은, 철없던 이런저런 행동들을 이제 와 곱씹어 살펴보면 아직도 부끄럽습니다.
초등학교 내내 안 좋은 행동을 했을 땐 항상 선생님들께 똑같은 말로, 똑같은 벌로 혼이 났던 경험과 달리 저에게 전화해 혼내서 미안하다며 같이 울어주시던 선생님의 행동은 제게 정말 놀라운 충격이었습니다. 선생님의 눈물이 어떠한 벌, 어떠한 잔소리보다 더 따가웠고 아팠습니다. 제가 마음이 진정됐을 때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나는 너를 믿어. 혜진이를 믿어’라는 말을 해주시고 통화를 마치셨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와 같이 울고, 누군가에게 믿음을 받았다는 것이 제 철없던 생활을 크게 반성하게 만들었고 이후 더 올바른 길을 가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 제가 게을러지거나 삐딱해지려 하면 선생님을 떠올립니다. 선생님의 제자로서 바르게,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사는 것이 제 목표였습니다.
저는 벌써 고3이 되었습니다. 수험 생활을 하다 보면 미칠 듯이 소리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거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펑펑 울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힘든 수험 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선생님의 속을 썩이고 부모님을 힘들게 했던 제 어렸을 적의 일을 잊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제 사춘기에 선생님이 계셨다는 것이 다행스럽고 고맙습니다. 만일 선생님께서 제게 믿음을 주지 않으셨으면 아마 그대로 철없이 커서 즐거움만 찾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 애들 한 명 한 명을 안으시고 1년 동안의 추억이 담긴 CD와 선물을 주시던 선생님을 꼭 껴안고 죄송하다며 사과를 했었는데 정작 직접 감사하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제 존경심과 감사함을 다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심을 다해 감사 인사 드리러 가겠습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