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이도운 논설위원

지난달 26일, 토요일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차를 태워준 미국인 친구가 “한국 교민들이, 이번 주말에 공연하는 피아니스트 때문에 난리가 났다”고 했다. 조성진이 케네디센터에서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이었다. 평소에 조성진을 좋아했고, 저녁에 일정도 없었기 때문에 꼭 가고 싶었다.

호텔에 도착해 부랴부랴 표를 예매했다. 문제는 교통 편. 주말 저녁 워싱턴 시내는 죽은 도시나 다름없다. 무작정 거리에서 택시를 찾아 헤매는 대신 호텔 방에서 우버에 가입했다. 호텔 앞에서 약속한 차에 탔다. 우버 기사 베누아는 두 블록 앞에서 다른 사람을 더 태워야 한다고 했다. 우버에서 차를 부를 때 엑스(X)와 풀(Pool), 두 가지 서비스가 떠서 요금이 저렴한 풀을 선택했는데, 한국에서는 사라진 ‘합승’이었다. 베누아는 “빨리 가야 할 때는 혼자 타는 엑스를 눌러야 한다”고 했다. 호텔에서 케네디센터까지 우버 풀 요금은 5.63달러.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한꺼번에 빠져나오면서 공연장은 북새통이었다. 우버를 부르려 했지만, 케네디센터가 워낙 커서 어디로 오라고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런데 센터 정문 앞에 택시가 줄을 서 있었다. 사람도 많았지만, 택시도 많아 금세 탈 수 있었다. 호텔까지 택시 요금은 6.5달러. 팁 1.5달러를 포함해 총 8달러가 들었다. 우버 풀 대신 엑스를 선택했다면 9.19달러를 내야 했다. 택시 요금은 구간·시간에 따라 달라지지만, 우버 풀과 엑스의 중간 정도였다.

워싱턴은 2012년에 우버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곳이다. 정치인들의 무대인 수도(首都)에서 혁신이 시작됐다니 놀라운 일이다. 물론 택시 기사들의 반발이 심했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시대의 흐름에 따르기로 뜻을 모았고, 7000여 명에 이르는 택시 기사들은 ‘택시 앱’을 만들어 대응하는 등 이제는 공존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사족 하나. 조성진 공연을 막바지에 예매했기 때문에 가장 비싼 표를 샀는데, 124달러였다. 클래식 공연 거품이 많은 한국에서는 세 배쯤 됐을 것이다. 사족 둘. 조성진은 더 이상 실력을 증명할 필요가 없는 듯, 과장하지 않고 오케스트라와 어울렸다. 기립 박수에 화답한 앙코르 연주, 드뷔시의 ‘달빛’은 봄밤의 축복이었다. 내 생각뿐이 아니라, 워싱턴포스트 등의 공연 평(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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