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제재의지 확고” 맞불
사태 장기화 국면 돌입할 듯


북한이 22일에도 미국이 억류 중인 자국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 반환을 촉구하고, 미국은 대북제재 이행 강조로 맞받아치는 등 미·북이 이틀째 여론전을 펼쳤다. 여기에 향후 선박 처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처리 문제 등 제3국 변수가 겹쳐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 시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대성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미국식 힘의 논리나 압박이 통하는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심대한 계산 착오”라며 “어니스트호 압류는 주권을 침해하고 미래 양자 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대사는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큰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과 대화하는 문제나 제재 해제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대사의 외신 인터뷰는 이례적으로, 전날 김성 유엔 주재 대사의 기자회견에 이은 국제사회 여론전 용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유엔 제재와 미국 제재를 이행하는 노력을 계속하는 데 대해 의지가 확고하다”며 거듭 북한을 압박했다. 크리스토퍼 포드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도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선박 간 환적 단속은 미국의 우선 순위”라며 제재 강화 입장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번 압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외교·안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미 어니스트호 처리를 놓고 경매와 훈련용 활용 등 다양한 방식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를 빌미로 비핵화 협상에 다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란 핵 문제와 베네수엘라 반정부 소요 사태도 미·북 간 비핵화 논의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란·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옵션까지 검토하고 있는 미국이 당분간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방미 중인 여야 의원들도 지난 21일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 조야에서 북한 핵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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