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섬 “정부정책 입법안 실패”
집권보수당 반발로 입지 좁아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놓고 집권 보수당의 반발로 24일 총리직을 사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앤드리아 레드섬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하원담당 장관)의 사임 발표를 전하면서, 메이 행정부가 사실상 붕괴 수순으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드섬 원내대표는 메이 총리와 함께 보수당의 ‘양대 여걸’로 경제·에너지·농무장관 등을 거쳤다. 메이 총리의 동료이자 라이벌로 꼽힌다. 보수당 내의 대표적인 브렉시트 지지파로 찬반을 묻는 제2국민투표 실시에 반대하고 있다.

레드섬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현재 나온 정책으로 영국이 독립된 대영제국으로 남을 수 있다고 믿기 어렵고 △메이 총리가 제2국민투표 실시를 인정했으며 △정부가 더 이상 의회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고 △사실상 정부의 정책 입법안이 실패했다는 점을 사임 이유로 밝혔다. 레드섬 원내대표는 “이 결정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했지만 내가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새로운 조치들을 담은 법안이 발표되는 만큼 원내대표로서 내 의무를 수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레드섬 전 원내대표가 말한 법안이란 메이 영국 총리가 전날 발표한 새로운 EU 탈퇴 합의 이행법안(WAB)을 가리킨다. 이는 메이 총리가 내놓은 네 번째이자 마지막 브렉시트 합의안이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에 제2국민투표, EU 관세동맹 잔류 수용 등 야당인 노동당의 주장을 일부 포함시켰다. 메이 총리는 22일 하원에 출석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는 24일 법안을 내놓을 예정인데 모든 편의 양보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촉구했다. 메이 총리의 법안은 야당으로부터는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고, 여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야당에 끌려가고 있다”며 반대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번 이행법안에 브렉시트가 포함되면서, 메이 총리의 입지가 극적으로 약화됐다고 전했다.

보수당 일각에서는 메이 총리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당대표 불신임 규정 변경을 논의하기로 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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