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가 도래했지만, 보조금, 인프라 등 국내 지원 정책이 전기차산업을 선도하기에는 ‘낙제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제2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인 ‘구미형 일자리 사업’에 전기차 배터리 업체 유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논리에 어긋나는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국고보조금은 지난해 1200만 원에서 올해 900만 원으로 줄었다. 대신 보조금 지급 가능 대수는 지난해 3만여 대에서 올해 5만7000여 대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국고보조금을 받아도 소형 SUV급 전기차 가격은 3000만 원 중반대다. 이는 국산 중대형 세단 이상급 판매가격과 비슷하다. 정부는 전기차가 많이 팔릴수록 판매가격이 점차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프라도 불충분하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에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설치키로 하는 등 충전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정부가 전기차 충전기를 양적으로 늘리고 있을 뿐 충전 시설 관리와 효율성이 크게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한 곳에 여러 전기차 충전기가 있는 ‘집중형 충전소’가 대거 설치돼 있다.
시장 논리에 위배되는 정부 정책도 논란이다. 올 초 정부는 삼성, SK, LG 등에 전기차 배터리의 설비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유럽과 중국 등지에서는 입지 효율성을 살펴 전기차 생산 설비 인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미에 배터리 공장이 세워지는 것은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에서 전기차를 대규모로 생산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을 때나 가능하다”며 “고객이 없는 곳에서 물건을 만들어 팔라는 것은 산업 현장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