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번식하는, 아주 친숙한 텃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명칭이 이른 시기부터 여러 개가 나타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름은, 15세기 문헌에 보이는 ‘뎌고리’다. 그러나 ‘뎌고리’의 어원은 알기 어렵다. ‘뎌고리’는 ‘뎌구리’ 또는 ‘져고리’로 변해 근대국어까지 쓰이다가 사라졌다.

‘뎌고리’에 이어 등장하는 이름은, 17세기 문헌 속의 ‘댓뎌구리’다. ‘댓뎌구리’는 기존의 ‘뎌구리’에 ‘댓’을 덧붙인 어형이다. ‘댓’은 이 새의 어떤 특성을 나타내는 요소로 추정되나 그 정체가 모호하다. ‘댓뎌구리’는 17세기 이후 복잡한 음운 변화를 거쳐 ‘때쩌구리’로 이어졌다. ‘때쩌구리’가 20세기 초의 ‘조선어사전’(1938)에도 올라 있는 것을 보면, 이 명칭이 삼백 년 이상 세력을 잡아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조선어표준말모음’(1936)에서는 ‘때쩌구리’를 버리고 ‘딱따구리’를 표준어로 삼았다.

‘딱따구리’는 ‘조선어사전’(1920)에 ‘울이’로 처음 보인다. 이는 ‘딱따구리’를 지시하는 명칭 가운데 문헌에 가장 늦게 나타난 것이다. ‘’은 나무속에 숨어 있는 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날카로운 부리로 나무를 쪼는 소리다. 함북 방언 ‘딱딱새’의 ‘딱딱’도 그러한 것이다. ‘울이’는 ‘울다(鳴)’의 어간 ‘울-’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어형이거나 ‘때쩌구리’의 ‘구리’와 관련된 어형이다. 전자로 보면 ‘울이’는 ‘딱딱 소리를 내며 우는 새’로 해석된다. 나무를 쫄 때 나는 ‘딱딱’ 소리를 새가 우는 소리로 착각하고 그렇게 명명할 수 있을 듯하다. 한편 후자로 보면 ‘’에 ‘구리’가 결합된 ‘구리’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동음 탈락에 의해 ‘구리’가 된 다음 ‘울이’로 분철 표기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울이’ 또는 ‘구리’의 어원을 정확히 밝혀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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