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多産)을 상징하는 쥐는 수백만 년 전부터 인간과 편리(片利)공생해 왔다. 우리 조상들은 쥐를 혐오하면서도 의인화해 관직을 붙여 서생원(鼠生員)이라 불렀다. 쥐의 번식력은 엄청나다. 임신 기간은 21일로 한배에 6∼9마리를 낳고, 1년에 6∼7회 출산한다. 출산 후 며칠 지나면 임신이 가능하다. 다산의 상징 배경이다.
‘도시 쥐’가 급증해 세계 주요 도시들이 ‘쥐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동화와는 달리 ‘시골 쥐’도 이젠 돌아가지 않고 도시에 머무는 모양이다. 미국의 행정 수도인 워싱턴 DC와 세계의 수도라는 뉴욕도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워싱턴 DC 당국은 쥐의 천적인 고양이를 쥐 잡는 일에 활용하고 있다. 길고양이를 시내 음식점에 입양시키는 것이다. 소위 ‘고양이 경찰’인 셈이다. 뉴욕 맨해튼은 쥐가 사람을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쥐를 피해 가야 할 정도라고 한다. 주택가에도 쥐가 자주 나타나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이 때문에 뉴욕시장은 최근 ‘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쥐들의 습격은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도 마찬가지다. 에펠탑 주변 공원은 쥐 천국이다. 쥐 떼가 곳곳에서 발견되자 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쥐잡기에 나섰다. 일본 도쿄(東京)는 지난해 예산 3500만 엔을 투입해 쥐 떼와 전쟁을 벌였다. 특히 쓰키지(築地)시장은 먹을 게 풍부하다 보니, 쥐 떼가 들끓었다. 최근 쓰키지시장이 인근으로 이전하면서 이곳에 있던 쥐떼를 잡기 위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일 개장한 서울식물원엔 쥐들이 희귀종 식물들을 갉아먹는가 하면, 관람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여의도 한강공원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쥐 떼 출몰로 속앓이하고 있다. 버려진 음식물이 널려 있는 탓이다. 한강공원의 경우 음식 배달을 금지하거나, 싱가포르처럼 기초질서 위반 처벌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쥐 출몰을 막기 위해 길고양이 학대보다는 공존도 필요하다.
쥐의 증가는 지구온난화, 음식 쓰레기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선, 가스관을 갉아서 화재와 가스중독 사고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인간의 건강도 위협한다. 흑사병이나 유행성 출혈열 등 전염병을 퍼트린다. 쥐의 배설물을 통해 옮겨진 세균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쥐 떼의 습격은 인간의 무절제와 탐욕, 그리고 버려진 시민의식에 따른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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