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요소에 판타지까지 결합
봉감독 “내 영화 어디 가겠나
‘봉준호가 장르’ 評 가장 기뻐”
“봉준호 자체가 장르가 됐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이런 말이 터져 나왔다.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는 봉 감독의 스타일이 기존의 영화 문법으로 설명할 수 없는 하나의 장르가 됐다는 말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봉준호 유니버스’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올해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 장르, 봉준호 유니버스의 핵심 키워드를 살펴본다.
◇메시지=‘기생충’은 빈부 격차가 심해진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속도감 있게 펼쳐낸 블랙코미디다. 가족 구성원 전원이 백수인 집 아들과 딸이 부잣집에 영어와 미술 과외선생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영화는 코믹한 분위기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다양한 사회문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며 대중성과 작품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달 초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해외 관객이 이 작품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던 봉 감독은 수상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리 엄살을 좀 떨었다. 이 영화가 해외(칸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끼리 킥킥거리면서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걸 강조했던 것 같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이야기고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편적으로 이해가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봉테일=봉 감독의 영화는 자세히 볼수록, 반복해 볼수록 더 재미있다. 그가 스크린 곳곳에 배치해 놓은 여러 가지 상징과 메시지를 발견할 때의 쾌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가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이라 불리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기생충’ 역시 기존 봉 감독의 영화를 본 관객들은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그는 작정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려는 듯 ‘기생충’ 속에 ‘플란다스의 개’와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이 떠오르는 장면을 녹여 넣었다. 이번 영화제의 심사위원들도 재미와 공감을 선사하는 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와 봉 감독이 심어놓은 상징과 은유에 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의도하진 않았지만 내 영화가 어디 가겠냐”고 말했다.
◇판타지=봉 감독은 할리우드 진출작인 ‘설국열차’(2013)와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확장한 ‘옥자’(2017) 등을 통해 판타지 요소로 메시지를 극대화시키는 변화를 꾀했다. 또한 ‘가족희비극’을 표방한 ‘기생충’ 역시 한국적 정서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캐릭터와 줄거리에 판타지 요소를 적절하게 가미했다. 기자회견에서 장르의 혼합을 즐기는 그에게 ‘봉준호 유니버스’라는 말이 나오는 것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마블 영화를 하는 분이 잘 아는 세계로, 나는 잘 모른다”며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기쁘게 다가온 평이 ‘봉준호 자체가 장르가 됐다’라는 평이 가장 기쁘게 다가왔다”고 답했다.
칸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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