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30년 ‘명암’

촌지근절·체벌금지 등 앞장서
‘세월호 시국선언’참여하는 등
지나친 정치화로 경계 대상 돼
10만 달했던 조합원 ‘반토막’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법외 노조’ 굴레를 벗지 못한 채 오는 28일 출범 30주년을 맞으면서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고 있다. 전교조는 교육 현장의 비리와 부패 척결을 이끌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정치 중립성을 지키지 않고 교육 이슈를 이념 갈등의 중심에 놓이게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참교육’을 내걸고 출발한 전교조는 촌지 근절, 체벌금지 등 권위적인 교육 현장을 민주적으로 바꾸는 데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범 당시 불법 단체로 규정돼 1500여 명의 교사가 해임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17명의 시·도교육감 중 10명이 전교조 출신일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사가 제왕적인 권력을 행사하던 학교에서 촌지 받지 말자, 체벌하지 말자는 주장은 당시 참신하고도 파격적이었다”며 “권위적인 학교 현장을 민주적으로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교조에는 늘 ‘정치적 집단’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교원 노조법’에 따르면 교원 노조의 정치활동은 일절 금지돼 있지만, 전교조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등 스스로 정치집단이 돼 갔다. 앞서 2006년에는 한 전교조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를 ‘빨치산 추모제’에 데리고 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학생인권조례 도입, 일제고사 폐지 등을 외치며 정부와 각을 세우는 일도 잦았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미성년자인 학생에게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평화통일 정책을 전달하는 게 교육은 아니지 않냐”며 “지나친 정치화로 학생, 학부모 심지어 교사들에게도 전교조는 경계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한때 약 10만 명에 달했던 전교조 조합원은 2015년 현재 5만3000여 명으로 반 토막 난 상태다. 젊은 교사들의 기피로 40∼50대가 다수를 차지한다. 한 초등학교 교사(34)는 “전교조의 주장에 일부 동의하지만, 정치 이념을 드러내면서까지 활동하고 싶지 않아 가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교조 내부에서도 “투쟁보다는 교사의 일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법외노조 문제에 발목이 잡혀 온건파 지도부마저 ‘대정부 투쟁’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초심으로 돌아가 교원단체로서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법외노조 문제도 사법부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도 “투쟁이 아닌 정책역량을 보여달라는 게 국민의 요구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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