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는 날로 성장했지만 고민도 있었다. 비어를 만들 때 양조자들이 모양과 냄새로 품질을 평가하는 주관적인 관점으로 홉을 사용해 맛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이에 회사는 경쟁사들보다 뛰어난 품질관리를 위해 개선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 기네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방법을 택한다. 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했던 인재를 정식으로 채용한 것이다. 첫 주인공은 옥스퍼드대에서 화학을 공부했던 토머스 베넷 케이스(Thomas Bennett Case)다. 1893년에 입사한 그는 기네스 비어의 품질이 홉에서 연질수지가 차지하는 비율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연질수지의 양을 추정해보려고 당시에 주로 사용되던 대형표본이론을 적용해 150개 이상의 표본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싶었지만 충분한 표본을 확보하지 못하고 양도 적어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가 잰걸음을 할 때 새로운 인물이 기네스에 수습사원으로 입사하는데 그가 윌리엄 실리 고셋(William Sealy Gosset)이다.
대학에서 수학과 과학을 공부했던 고셋도 비어에 대한 홉의 이상적인 비율을 찾기 위해 표본샘플을 통해 전체의 비율을 유추하는 방법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표본의 양이 적은 것을 알고 수리통계학에서 명성이 높았던 칼 피어슨의 상관계수 개념을 적용해 연구했다. 하나의 현상에 변수가 상관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통계적 검증을 통해 작은 표본으로 자신의 추정치에 발생할 수 있는 약간의 오류들을 면밀히 분석하며 수정했다. 이런 보완을 통해 고안한 방법으로 홉의 평균 연질수지 함량과 각 측정값의 평균을 구할 수 있었다. 결국 비어의 맛을 유지시켜 주는 홉의 비율을 찾아낸 것이다. 맥아로 사용할 보리의 질 시험에도 이 분포를 이용했다. 기네스는 획기적인 통계 기법이 경쟁사들에 새나가지 않도록 보안을 철저히 했다.
고셋은 학자로서 이러한 통계법을 널리 알려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회사에 소속돼 있던 고셋은 회사의 입장을 고려해 개인적인 활동을 자제하며 다른 방법을 강구했다. 결국 회사는 본명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학회 활동을 허락했고 고셋은 머릿속에 떠오른 ‘스튜던트’라는 필명으로 연구 성과를 바이오메트리카(Biometrika) 학회지에 발표한다. 나중에 친분이 있던 통계학자 로널드 피셔가 이 분포를 ‘스튜던트 분포’라고 불렀고 ‘t’를 기호로 썼다. 피셔 이후 이 분포는 고셋의 필명을 따 ‘Student T-test’ 내지는 ‘스튜던트 t 분포’로 불렸다.
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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