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역할 등 5개 키워드로
다른 속도로 사는 삶들 담아
분쟁은 각자 속도로 가기때문
함께 사는 법 보여주고 싶어”
“처음으로 제작, 연출, 배급 등을 혼자서 진행한 작품으로 칸에 다시 오게 돼서 기쁩니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정다희(사진) 감독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그의 출품작은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으로, 기준, 반응, 역할, 가속, 인식 등 5개의 키워드로 나뉜 10분 분량의 작품 속에 시간의 상대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장면이 담겨 있다. 그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살면서 나와 주변 사람들의 속도 차이를 느꼈다”며 “각기 다른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인과 어른, 아이, 그리고 동물, 식물 등 다섯 캐릭터가 걷고, 웃고, 일하고, 달리고, 멈추는 모습을 표현했다”며 “한국 사회에 분쟁이 많은데 각자 자신의 속도대로만 가기 때문인 것 같다.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함께 살고 있지만 반대로 가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이 칸영화제에 온 건 지난 2014년 ‘의자 위의 남자’가 감독주간에 초청된 후 두 번째다. 이 작품은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도 진출해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움직임의 사전’ 역시 안시페스티벌에 초청됐다. 그는 “칸은 세계 최고 엉화제라는 의미가 있고, 안시는 애니메이션만 초청하는 행사라 주목도가 높다”며 “칸에 와서는 다양한 영화를 보며 감독들과도 소통하고, 안시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내 작품에 대해 정확히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익대 시각디자인을 졸업한 그는 광고회사를 1년쯤 다니다가 파리 국립장식미술학교(ENSAD)에서 애니메이션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단편 애니메이션은 시와 같다. 서사적이 아니라 은유적이라 매력이 있다”며 “이런 매력에 빠져서 본격적으로 애니를 배우기 위해 늦은 나이에 유학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은 다양한 상영회를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그는 “직접 상영회를 기획한다”며 “비메오나 유튜브에 유료 채널을 개설하고, 많은 분이 볼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공개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이번에 제작과 배급에 대해 경험했으니 그 일은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길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혼자서 작업했지만 앞으로는 다른 나라 제작사와 공동 작업을 하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칸=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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