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이상 운전자 5700명인데
택시면허 최근 시세 6700만원
1300만원에 사들여야하는 셈

정부 “모빌리티도 자금 출연을”


정부가 현행 택시 감차 제도를 재구조화해 초고령 개인택시 운전자가 모는 택시 수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재원 탓에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초고령 운전자를 75세 이상(5700명)으로 보고, 고점(9500만 원) 대비 30%가량 떨어진 최근 시세(6700만 원)를 적용한다 해도 개인택시 면허가격은 4000억 원에 이른다. 정부는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택시·모빌리티 업계 출연 요청도 검토하고 있다.

29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3월 나온 사회적 대타협 기구 합의안 중 하나는 초고령 개인택시 운전자의 택시 감차다. 택시 25만 대 가운데 18%(4만5000대)는 공급과잉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카카오’나 ‘타다’ 같은 새로운 유형의 택시까지 가세하며 택시와 모빌리티 업계 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현행 감차 제도를 재설계해 초고령 개인택시 감차에 적용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데 관건은 재원 확보다. 감차 시 택시 한 대당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금은 1300만 원(중앙정부 국비 390만 원+지방정부 지방비 910만 원)이다. 중앙·지방 정부 예산 외에 활용 가능한 재원도 감차 기금 100억 원이 전부다.

초고령 운전자를 75세 이상으로 잡더라도 감차 대상 택시는 5700대에 달하는데 정부가 지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올해 택시 감차 국비 예산은 1000대를 줄일 수 있는 40억 원에 불과하다. 중앙·지방 정부가 감차 지원비를 마련(5700대×1300만 원=741억 원)한다 해도 감차 재원은 감차 기금 100억 원을 포함, 841억 원에 그친다. 28일 현재 6700만 원인 개인택시 시세(개인택시 매매 중개업체인 서울택시랜드 기준)를 고려하면 택시 ‘면허 값’은 3819억 원(5700대×6700만 원)에 이른다.

특히 택시 면허가격이 9500만 원까지 올라갔던 시기에 면허를 산 운전자나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 연령대의 운전자가 반발할 수 있고, 초고령자 감차에 성공해도 남은 택시가 여전히 20여만 대에 이른다는 점도 한계다. 국토부 관계자는 “면허를 반납한다고 돈을 달라는 게 다른 업계와의 형평성을 따지면 솔직히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며 “초고령 운전자 연령대 설정, 면허 가격 산정,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택시업계나 모빌리티 업계에 출연 요청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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