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지난 11일, 일본 니가타(新潟) 시에서 주요 20개국(G20) 농업장관회의가 열렸다. 3년째인 올해의 주제는 ‘농식품 분야의 지속 가능성 제고’였다. 이슈는 친환경·유기농업으로 이어졌다. 여담으로, 그 자리에서 일본어로 유기(有機)와 용기(勇氣)는 ‘유키’로 발음이 같기 때문에 ‘용기 있는 사람들이 유기농업을 할 수 있다’는 농담도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공감했다.

우리도 비슷한 취지에서 매년 6월 2일을 유기농업을 기념하는 날로 정했다. ‘6’ ‘2’가 유기와 발음이 같은 데서 착안한 것이다. 우리 친환경농업도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밀어닥친 합성농약과 화학비료의 남용으로 농업·농촌이 황폐해지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용기 있는 선구자에 의해 시작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6년 조촐한 기념식으로 시작했던 ‘유기데이’는 이제 저잣거리로 나와 공연과 체험, 전국 규모의 친환경농산물 할인 행사 등 농업인·학자·국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성장했다. 오늘의 ‘유기데이’를 이만큼 키워낸 것은 깨어 있는 농업인과 의식 있는 소비자, 국민 모두의 관심과 애정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정부는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 우선, 기존의 학교급식, 공공급식뿐만 아니라, 임산부·어린이·군 장병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 공급하고자 한다. 특히, 국민참여예산 제안사업 선호도 1위를 통해 보여준 농업인과 소비자의 간절한 바람을 담아 임산부와 신생아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예산을 조기에 확보해 2020년부터 시범사업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의 중요한 축인 민간시장을 확대하는 데 있어 유기가공식품 산업에 그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재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받은 업체는 738곳(2018년 말 기준), 제품 수는 5799개에 이르나, 이름만 말하면 누구나 아는 히트 상품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세계 유기식품 시장은 970억 달러로 2010년 이후 연간 8%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이웃 중국의 경우 잇따른 식품 사고로 안전식품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어 경쟁력만 갖춘다면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

친환경농산물 소비를 장려하는 정책은 우선 소비자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동시에 지금 이 시간 논밭의 잡초 뽑기에 여념 없는 친환경농업인들도 반길 만한 일이다.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 ASIA)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농업에 의한 환경적 가치는 식수로 치면 연간 2억2000만t, 즉 전 국민이 1년간 1ℓ 생수 4300병을 마실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또, 산소 배출은 연간 134만t으로 성인 487만 명이 1년간 숨 쉬는 데 필요한 산소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농지의 질소 수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4배로 1위, 인 수지는 8.6배로 2위에 이르는 등 고투입·집약적 농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 이에, 정부는 2017년부터 농업활동으로 오염된 환경을 복원하고 그 중요성을 일깨우는 ‘농업환경보전 프로그램’을 도입, 대상지를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환경친화적 농업의 확대는 합성농약, 화학비료에 의존하는 우리 농업의 패러다임을 생태와 환경 중심으로 바꾸는 촉매가 될 것이다.

바야흐로 신록의 6월, 유기데이가 올해로 14돌을 맞는다. 유기데이는 깨끗한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농업인과 소비자, 국민 모두의 축제임을 기억하고 마음껏 즐겼으면 한다. 또한, 우리 친환경농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날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오는 6월 2일 유기데이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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