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진척없이 장기 파행
사업지연 이자만 200억 넘어
주민들 “시민단체 개입 과도
대안 없이 이권개입 의혹도”
지자체는 ‘눈치보기’급급


대전·세종 지역의 대규모 도심 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 시민·환경단체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침묵을 지키던 주민들이 이들 단체를 ‘기득권 세력’ ‘적폐’로 지목하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공공기관의 눈치 보기 속에 환경단체들의 개입과 대안 없는 반대로 사업이 수년간 지연되고 왜곡되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며 이들을 규탄하는 궐기대회까지 열었다.

3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관계자 등 200여 명은 지난 29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호수공원(갑천 친수구역) 조성 촉구 시민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전시가 지난 2012년 호수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8년째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이 진전되지 않는다”며 “시 산하 지방공기업인 대전도시공사가 토지보상을 한 후 사업 지연으로 물게 된 이자만 해도 하루 1800만 원, 연간 50억 원, 현재까지 200억 원에 달해 고스란히 시민들의 분양가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은 갑천 변 93만4000㎡의 터 중 58만5000㎡에 인공호수와 공원을 조성하고 나머지 34만9000㎡에 아파트 5000여 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현재 ‘민관협의체’가 구성돼 호수공원 면적과 아파트 평형 배치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회는 사업 장기 지연의 원인을 시민단체로 꼽았다. 연합회는 “최근 시민단체는 각종 이익과 연계돼 습관적인 연대활동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행정에 과도하게 관여하면서 또 다른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 잡으며 대안 없는 반대만 하고 있다”며 “시민단체 활동과 이익의 결합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지적했다.

세종시에서는 행정중심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하는 중앙공원 2단계 조성 사업(전체 88만6000㎡)이 금개구리 서식지 보호 명목의 대규모 논 경작지 유지를 놓고 주민 여론과 시민·환경단체, 사업 주체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수년째 장기 파행을 겪고 있다. 환경단체는 “금개구리 보호를 위해 수십만㎡의 면적을 논과 습지 등으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주민들은 “논 존치가 아닌 제대로 된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논 경작권을 둘러싼 이권 개입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한 관계자는 “각종 현안사업에 대한 소위 ‘민관협의체’의 지지부진한 활동과 시민·환경단체들의 과도한 개입 및 반대에 염증을 느낀 주민들이 행동에 나서면서 그동안 눈치 보기에 바빴던 자치단체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세종=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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