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부러워하는 기업도시인 울산에서 자본주의와 법치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및 산하 노조들이 현대중공업의 정당한 주주총회 개최를 방해하고, 여당 출신 울산시장과 울산시의회 의장 등도 동조해 가위 ‘민노총 해방구’ 같은 양상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주주총회 예정 시각인 31일 오전 10시 주주들과 준비요원 등 수백 명이 주총장에 입장하려 했으나 물리적 저지에 막혀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부득이 장소를 바꿔 처리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이런 무법천지를 바로잡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시스템은 붕괴하게 된다.

민노총은 주총 장소를 미리 불법 점거하고, 법원의 퇴거 결정을 묵살하는 것은 물론, 대주주 축출 선동까지 공공연히 자행했다. 울산지방법원은 30일 회사 측이 제기한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고, 노조가 점거 중인 한마음회관에 집행관을 보냈으나 퇴거 고시문조차 붙이지 못했다. 전형적 경영 사안에 속하는 인수·합병(M&A)을 이유로 파업을 벌이는 것도, 주총장 무단 점거만으로도 심각한 불법인데, 사법적 결정도 안중에 없다. 고용노동부가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의 목적과 절차 모두 불법”이란 의견을 내놨지만 너무 늦었고 그나마 시늉에 그쳤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경제·치안 담당 장관들의 합동 발표를 통해 불법의 즉각 중단 요구, 엄정한 공권력 집행을 천명했을 것이다.

정부의 미지근한 대응과 달리 민노총은 더 나갔다. 민노총 울산본부가 30일 한마음회관 앞에서 연 집회에서 박근태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한국의 자본들은 앞다퉈 지주회사를 만들고 공장의 것을 다 빼가고 노동자들은 착취 구조에 시달릴 것”,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정씨 일가를 울산과 현대에서 쫓아내겠다”고 했고, 회관 입구엔 ‘정씨 부자 탐욕이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낸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자본가 척결과 계급투쟁 선동으로 비칠 지경이다.

현대중공업은 고(故) 정주영 회장이 1970년대 초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와 초가집 몇 채뿐인 황량한 미포만 바닷가 사진을 들고 다니며 차관과 기술을 빌려 일군 회사이다. 기공식에 참석한 대통령이 식사할 장소조차 없었다. 그 뒤 현대중공업이 직원들은 물론 울산시민과 국가 경제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은 조선산업을 살리고, 세계 일류 위상을 굳히기 위해 정부 측이 먼저 제안한 방식이다. 저지 투쟁은 노동자와 울산시민을 더 못살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대한민국 국기(國基)까지 흔든다. 결코 용납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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