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게 기관총 운용 훈련을 받는 경찰관들.
미군에게 기관총 운용 훈련을 받는 경찰관들.
美 해병 로버트 태플릿 중령
수기서 “대원들 영웅적 희생”
18명 중 4명 사망 11명 부상


6·25 전쟁 당시 한국 경찰부대인 ‘화랑부대’가 ‘장진호 전투’에서 활약했던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지난 1950년 11∼12월 유엔군과 중국군이 벌인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에서 인천상륙작전·다부동 전투와 함께 6·25 전쟁 3대 전투 중 하나로 꼽힌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미국 해병 1사단 로버트 태플릿 중령은 지난 2002년 발간한 자신의 수기 ‘다크호스 식스’(Dark Horse Six)에서 “화랑부대는 상대 공격의 예봉을 잡았고 기관총 대원들의 영웅적인 희생은 대대 지휘본부 지역으로 진격하던 중공군을 확실하게 저지했다”고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게 특별훈련을 받고 유엔군에 배속된 경찰관 집단이 ‘화랑부대’라고 설명했다. 장진호 전투에서 활약한 경찰부대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그들의 전공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장진호 전투는 중국군 4만8000여 명, 유엔군 1만7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정도로 치열한 전투였다. 전투에서 화랑부대 경찰관들은 미 해병 1사단 5연대에 배속됐다. 경찰청이 1957년 작성된 ‘유엔 종군기장 수여대상자 조사명부’ 등을 통해 확인한 장진호 전투 참전 경찰관은 김정득 경위, 길원갑 경위, 석호진 경위, 강정황 경위 등 모두 18명이다. 태플릿 중령은 수기에서 “장진호 전투 중 경찰관 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기록했다. 미 해병 마틴 러스의 저서 ‘브레이크 아웃’에도 “장진호 전투에서 상당한 전투력을 가진 한국 경찰 기관총 부대가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미 해병의 통역장교였던 재미 변호사 이종연(91) 씨는 “경찰관들이 전투 전문인 해병대 군인들과 함께 싸우면서 주공격을 맡았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회고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