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녹화사실에도 부인
“존슨 前 외교 훌륭한 총리감”
NBC “외교적 두통거리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방문을 앞두고 메건 마클 영국 왕자비에 대해 “형편없다(nasty)”고 폄하한 인터뷰 발언이 녹화·보도됐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짜뉴스 탓으로 돌렸다. 영국 방문길에 오르기도 전에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교장관을 훌륭한 총리감으로 추켜세워 외교 결례 논란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에 ‘외교적 두통거리’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결코 메건 마클을 ‘형편없다’고 부른 적이 없다”고 부인한 뒤 “가짜뉴스 미디어가 지어낸 것이다. 그들은 딱 걸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CNN과 뉴욕타임스(NYT),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매체들이 사과할 것인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대중지 더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마클 왕자비가 2016년 대선 당시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그가 그렇게 형편없는지 몰랐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더선이 공개한 인터뷰 녹화를 통해서도 이 같은 발언이 확인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개의치 않고 발언 자체를 부인하며 가짜뉴스 탓으로 돌린 셈이다. 마클 왕자비는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여성혐오자”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 “트럼프가 당선되면 캐나다로 이주하겠다” 등으로 맹비난하며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영국에 도착해 5일까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만나는 등 국빈 방문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방문 시작 전부터 각종 설화를 쏟아내는 상황이다. 특히 이날 인터뷰에서 존슨 전 장관에 대해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 것을 두고 외교 결례 논란까지 일고 있다. 테리사 메이 현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행 과정에서 벌어진 난국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키로 해 후임 총리 선출이 예고된 상황에서 특정인을 편들었기 때문이다. 1일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영국이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불리는 390억 파운드(약 58조5495억 원)의 분담금을 EU에 지불하지 않고 떠나버려야 한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잇단 구설수를 놓고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 방문 전부터 영국에 외교적 두통거리를 만들어주며 동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불필요한 발언 논란에 국빈 방문 자체가 빛이 바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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