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까지 동시다발적 단속
사실상 모든 성매매업소 타깃
후기 쓴 사람들도 수사선상에
인터넷엔 “70만회원 떨고있다”
경찰이 회원 수 7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포털사이트인 ‘밤의 전쟁’(사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단속대상 성매매업소와 회원이 대규모인 데다가 광고를 올린 성매매업소와 성매수자를 경찰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본색원에 나섰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인터넷상에서는 “‘밤의 전쟁’회원들 딱 걸렸다” “70만 회원이 떨고있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4일 경찰청 생활안전국은 밤의 전쟁에 광고를 실은 성매매업소 2613곳을 대상으로 단속 및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수사는 오는 30일까지 거의 한 달간 진행된다. 단속 지역 및 대상은 서울이 881곳, 경기 남부 674곳, 경기 북부 202곳, 인천 180곳, 대구 141곳, 대전 102곳 등이다. 이 밖에 충북 99곳, 충남 84곳, 경북 76곳, 광주 31곳, 부산 30곳, 전남 29곳, 제주 20곳, 울산 15곳, 경남 11곳, 전북 3곳의 성매매업소를 대상으로도 단속이 진행된다. 사실상 전국 각지에서 ‘인터넷에서 이름을 날리는’ 성매매업소는 모두 단속대상인 셈이다. 해당 성매매업소를 이용하거나 사이트에 후기를 남긴 회원 70만 명도 경찰의 수사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성매매업소들은 성매수 남성의 경찰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신분증, 급여 이체내용, 통화내역 등을 사전에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밤의 전쟁에 광고를 올린 성매매업소를 단속하면 성매수자들을 다수 적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밤의 전쟁은 지역별로 ‘오피’라는 성매매업소 게시판 7개와 성매매 행태별(안마·스파·키스방 등) 게시판 등으로 운영됐다. 성매매업소는 예약을 안내하는 광고를 실었고, 회원들은 성매매를 하고 경쟁적으로 후기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회원들은 후기를 남기면 게시판 방장 등으로부터 ‘성매매 무료쿠폰’이나 ‘총알’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관리자로부터 포인트를 지급받아 왔다.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 해당 사이트에는 1주일 동안 1025개 업소 관련 후기 글이 무려 5144개 등록된 것으로 드러났다. 방장 가운데는 대기업 사원이나 자영업자, 전직 교사 등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업소들은 주소를 바꿔 영업하는 식으로 경찰 단속을 요리조리 피해왔다.
경찰의 이번 단속은 지난달 밤의 전쟁 사이트 운영진 구속 이후 성매매업소와 회원들에 대한 2차 수사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밤의 전쟁 운영총책 A(35) 씨와 부운영자 B(41) 씨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자금책·대포통장 관리 등을 맡았던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은 2014년 6월~2019년 5월 일본에 서버를 둔 홈페이지를 열어 2613개 성매매업소에서 매달 30만~70만 원의 광고비를 받고, 회원들에게 광고를 제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3년 동안 광고비로 받은 돈만 21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국제공조를 통해 일본에 있는 서버 압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필리핀에서 서버·자금관리 등을 담당했던 다른 일당도 추적하고 있다.
김수민·서종민 기자 human8@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