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유럽순방前 성사 불투명

청와대는 4일 자유한국당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과 ‘문 대통령과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1대1 회동’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오는 9일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 나서기 전 국회 정상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문 대통령과 3개 교섭단체 대표 동시 회동 +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1대1 회동’을 주장하고 있어,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31일 5당 대표 회동, 황 대표와 1대1 회동을 동시에 추진하자고 제안했다”며 “의제 확대, 1대1 회동 등 한국당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수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수석의 이날 발언은 “강 수석이 전날(3일) 황 대표를 제외한 대통령과 4당 대표 회담을 제의했지만 거부했다”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발언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강 수석은 손 대표의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도 원내 교섭단체 간 국회 정상화 관련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4당 대표만 만나는 것은 협상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으므로 지켜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9일 문 대통령이 KBS와의 대담에서 여야 5당 대표와의 회동, 또는 원내대표들이 참석하는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를 열자고 제안한 뒤 3주간 의제와 형식을 두고 ‘핑퐁 게임’을 벌인 청와대와 한국당은 여전히 ‘5당 대표 회동 후 1대1 회동’(청와대)이냐, ‘3당 대표 회동 후 1대1 회동’(한국당)이냐를 놓고 맞서는 모양새다. 이는 상대적으로 여권에 가까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대표를 회동에 포함시켜 대북 식량 지원 등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청와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한국당의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제 등 모든 부분에서 한국당의 요구를 수용했다”며 “애초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한 취지를 감안할 때 5당 대표 회동을 열고 곧바로 황 대표와 1대1 회동을 하는 게 맞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황 대표는 이날 한국당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문 대통령이 순방 전 제1야당 대표와 만나 진솔한 대화의 기회를 갖는 게 맞는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병기·조성진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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