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기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성공적 제도안착으로 가치확보”


미국 정부의 해상 풍력단지 신규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로드아일랜드 주. 지난 2011년 풍력단지 지정 시 바람이 풍부하고 전력망 연결이 쉽다는 점 외에 바다 이용 시 이해 관계자 간 갈등 소지가 적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8년이 지난 지금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인 로드아일랜드 해안에는 미 최초의 해상 풍력발전 단지가 들어섰고, 로드아일랜드는 미 북동부 해안 주거지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전력이 공급되는 지역으로 거듭났다.

4일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바다 이용·개발 시 갈등은 최소화하면서 효용가치는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4월 18일부터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해양공간계획법)이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해양공간계획법은 바다에 구획을 정하고 해당 구획의 경제적 가치와 잠재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파악, 가장 적합한 용도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바다 이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상충되는 해양 이용과 이해 관계자 간 마찰을 줄이면서 바다의 가치를 누리기 전 사전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해양공간계획법에 담긴 ‘해양공간 적합성 협의제도’는 선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무분별한 바다 이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적합성 협의제도에 따라 해양 이용·개발 시 사전에 입지의 적정성, 해양공간계획과의 부합 여부 등을 해수부와 논의해야 한다. 전문가 검토와 현장 조사도 포함돼 이해 관계자 간 갈등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어업, 교통, 관광, 여가, 에너지·자원개발까지 바다 이용 빈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한정적인 해양 공간을 둘러싼 갈등이 늘고 있다. 골재 채취를 두고 벌어졌던 어업인들과 건설업계 간 대립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는 해양 이용 요구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없어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환경 훼손 등으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유럽연합(EU)은 해양공간계획 수립으로 약 1억7000만~13억 유로(약 2242억~1조7147억 원)의 법적·행정적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한다.

박승기(사진) 해양환경공단 이사장은 “바다를 건강하게 지키면서 가치를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 해양공간계획제도의 성공적인 안착과 체계적인 시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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