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명상 5단계

우리의 삶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기쁜 일과 슬픈 일들이 날줄과 씨줄처럼 얽혀서 흘러간다. 심각한 트라우마는 깊은 충격과 상처로 남아 이상심리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질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난날 내면에 형성된 좋지 않은 기억과 상처들은 삶의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잡다한 생각에 휘말리게 해 ‘창조와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로 작동한다. 또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다. 직장과 가족 내에서 스트레스에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실제 상황보다 더 무겁게 받아들여 괴로워하는 일도 우리의 내면과 밀접하게 관계된다.

윤종모 대한성공회 주교의 ‘치유 명상’은 이런 현대인들에게 성장과 치유의 길을 안내한다. 윤 주교는 연세대와 캐나다 토론토대, 앨버타대 등에서 신학, 문학, 상담학을 전공하며 본격적으로 명상을 공부했고, 한국기독교상담심리치료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여러 기관에서 상담과 자녀교육, 명상, 정신건강에 대해 강의해왔다. 이번에 출간한 ‘창조·성장·치유를 위한 치유명상 5단계’(동연·사진)는 윤 주교의 그동안 공부와 상담 경험의 집약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성직자지만 기독교만의 영역과 방법론에 갇히지 않고 불교 등 다른 종교의 명상전통은 물론 현대의 명상 연구자, 응용심리학 등 관련 최신 연구를 경계 없이 포용하고 서로 비교해 제시한다. 거기에 자신의 명상 경험을 더한 그의 명상 코칭은 누구에게나 ‘문턱’이 낮다.

명상은 기적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을 만들어내는 신비한 것이 아니다. 윤 주교는 명상을 첫째, 바쁘고 번잡한 생각을 잠시 멈추고 마음과 몸을 쉬는 것, 둘째, 고요 속에서 자신의 생각, 신념, 신앙, 가치관, 인생관, 윤리관 등을 객관적으로 깊이 성찰하는 것, 셋째,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수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실존을 성찰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런 과정에서 영성이 성장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러면 치유는 따라온다는 것이다. 영성은 ‘상처받기 이전의 본래 마음’으로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위해 윤 주교가 제안하는 ‘치유명상 5단계’(HM5S)의 첫 단계는 명상에 대한 이해다. 올바르게 이해해야 명상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즐기게 된다. 두 번째 단계는 호흡 연습이다. 호흡은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집중력을 증진하는 명상의 처음과 끝이라고 한다. 세 번째는 ‘HM5S’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이탈리아 심리학자 로베르토 아사지올리의 자아초월심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정신통합 명상이다. 마음의 치열한 탐구를 통해 보다 높은 자아, 초월적인 자아로 마음의 모든 의식을 통합하는 단계라고 윤 주교는 설명한다. 단계가 깊어지고 넓어지는 만큼 치열한 수련도 따라야 할 듯하다. 네 번째는 ‘나’라는 정체성을 형성한 과거의 궤적을 탐구하는 ‘자기에로의 여행’, 다섯 번째는 가치와 의미가 있고 행복한 삶을 성찰해 보는 ‘마음 디자인 명상’의 단계로 구성됐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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