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에 만난 사람이 누구인지, 어제 점심은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나면 덜컥 겁이 난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걸까. 나이가 들어가며 뇌세포가 파괴된 걸까.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이런 걱정이 말끔히 사라진다. 독일 학계가 주목하는 젊은 뇌과학자는 “약 1.5㎏짜리 사람의 뇌는 늘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른다. 시간을 잘못 알아서 지각하고, 방금 읽은 내용도 금방 잊어버리고, 스마트폰에 정신을 파느라 집중을 못 한다”며 “이런 행동들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약점과 부정확성이야말로 적응력과 역동성, 창의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틀리고 잊어버릴수록 더 똑똑해지는 과정을 다양한 사례와 퀴즈 등으로 재미있게 풀어낸다. 저자는 결국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은 세세하게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큰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며 본질적인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368쪽, 1만6000원.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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