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대만에 ‘무력통일’ 경고
러와는 ‘對美 연합전선’ 구축
EU·韓·印 등 ‘외연확장’ 나서


미국 국방부가 ‘하나의 중국(One China)’ 원칙을 부정하고 대만을 ‘국가(country)’로 언급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하면서 중국의 강력 반발로 인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이 대만을 통한 중국 봉쇄 정책을 현실화할 경우 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대만에 ‘무력통일 불사’ 카드까지 공언해온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전면전도 불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대만은 물론 미국 등 주요국과의 외교 관계의 기본으로 강조해온 중국은 이 같은 ‘국가’ 언급을 분명한 도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영토와 관련되는 ‘핵심 이익’ 중 최우선 사항으로,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세계 어떤 나라나 기업, 단체와도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1979년 대만과 미국이 단교 후 처음으로 국가안보 수장인 리다웨이(李大維)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회동했을 때도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우리는 ‘두 개의 중국’이나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을 만들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결연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니 글레이저 중국 센터장은 “대만을 국가에 포함시킨 것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러시아 모바일텔레시스템스(MTS) 간 ‘화웨이 동맹’을 구축하면서 미국의 화웨이 압박 작전에도 반격을 펼치고 있다. 시 주석은 러시아를 포함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협력 국가들을 대상으로 화웨이 동맹 외연 확대에 나서는 한편 유럽연합(EU)과 한국·일본·인도 등 미국의 동맹국들에도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화웨이 협력은 물론 북핵 문제와 이란 등 국제 현안, 경제 협력 등에서 미국과 확실한 대립각을 구축했다. 시 주석은 6일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만나 미국을 겨냥해 “중국과 러시아가 특히 신흥국의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불법적인 움직임에 대항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양국 국가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앞서 5일 모스크바에서 화웨이와 MTS 간 5세대(G) 이동통신 개발 협약식에 푸틴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또 푸틴 대통령과 정상 회담에서 양국 간 에너지·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기술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관련기사

김충남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