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지적 잇따라

“노조가 만든 정부란 인식 확산
파업, 강경기조 치달을 가능성
국민·시장편에서 노동개혁을”


관행처럼 굳어진 노조 파업 행태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친(親) 노동’ 성향의 정부 정책 기조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거세다. 국가 기간 산업 경쟁력이 흔들리고 외국 자본도 이탈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발(發) 노동개혁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10일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1∼2년 새 노사분규가 급증한 현상에 대해 “정부가 노조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친노동 정부 기조가 바뀌어야 그릇된 노사 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산업 현장에는 ‘노조의 뒷배는 정부’ ‘노조가 만든 정부’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강경 기조로 치달을 수 있도록 노조에 완장을 채워준 것이 정부인 셈인데 정부가 노사 양측이 아닌 국민과 시장 경제의 편에 서서 선진국형으로 노동개혁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악화한 경영 환경과 시장 상황에 맞춰 정부가 노사 관계 로드맵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국 등 노사 선진국과 달리 국내 노동법은 상당히 경직돼 있다”며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기간 단위만 봐도 선진국은 3∼5년인 데 반해 한국은 1년 단위라 해마다 임단협과 파업을 반복하다 보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미국 등에서는 현장 파업이 불가능한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현장 파업을 강행하면서도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며 “오히려 경영자와 사측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토로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산업 생산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노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국 자본 이탈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파업이 만연한 자동차 산업의 경우 ‘고비용·저효율·저생산·저수익’이란 ‘1고 3저’ 현상이 나쁜 악습처럼 굳어져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며 “외국 기업들은 파업으로 인해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떨어질 경우 자본 논리에 따라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강성 노조를 경영상 위험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만연된 노조 갈등은 일개 기업에만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 자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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