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영선 EAI 이사장 논평

“20세기 정세 못읽어 망국·전쟁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골몰말고
美·中 포석속 생존전략 마련을”


“한국은 한반도 문제보다 훨씬 시급한 21세기 아태(亞太) 신질서 문제를 제대로 풀어야 합니다.”

하영선(서울대 명예교수·사진) 동아시아연구원(EAI) 이사장과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1일 ‘인도·태평양을 둘러싼 미·중의 포석 전개와 한국의 4대 미래 과제’라는 제목의 공동 논평에서 아태 신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골몰해 문제를 풀기보다는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 이사장과 전 교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이 추상적인 지역 전략이 아니라 전략적 경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 보다 명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 이사장과 전 교수는 한국이 지난 20세기 초·중반 신질서 바둑판의 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해 망국과 한국전쟁을 겪었던 뼈아픈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21세기 세 번째 비극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아태 신질서 건축을 위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미·중 포석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고, 한반도의 21세기 생존 번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중 양국의 이기주의를 넘어, 한국의 이익에도 부합하고 규범적으로도 옳은 외교 사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중요한 이해관계 상관자(stake-holder)가 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들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 문제는 미·중 양국에도 중요한 문제이자, 한국이 참여해 문제 해결의 규범을 제시할 수 있는 이슈”라며 “한국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단기적 해결을 도모할 수도 있지만, 해결 과정에서 미·중 협력 규범을 부분적으로라도 이끌어 내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 이사장 등은 미국과 중국 공동 주도의 아태 신질서로 역내 구성원의 포괄적 이익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국가들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관련기사

김현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