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제재 해제 없다”… 이견노출
순방국 정상에게 호응 못얻기도
북유럽 3개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한반도 평화 관련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핀란드 국빈만찬에서 “소통과 만남의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노르웨이·스웨덴에서도 한반도 평화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미·북 간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대북제재 완화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만 확인됐던 지난해 10월 유럽 순방을 재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후(현지시간)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주최 국빈만찬 답사에서 “한반도에도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시작으로 마지막 남은 냉전을 녹여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며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미 정상들은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니니스퇴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고, 남북 및 북·미 간 대화의 계속을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기에 조만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청와대 관계자들이 잇따라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제기한 데 이어 문 대통령도 직접 이른 시일 내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실제 물밑 접촉을 통해 대화 재개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문재인 정부의 희망 섞인 관측이라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북·미 간 다양한 경로·방법 등을 통해 대화들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최근 진전이 있다는 것인가, 원론적인 설명에 가깝다는 의미인가’라는 추가 질문에 “굳이 나누자면 후자가 좀 더 가까울 것”이라고 답했다.
야당과 보수 진영에서는 대북제재를 놓고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됐던 유럽 순방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등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해제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했지만, 같은 시기 유럽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고 밝혔다.
헬싱키 =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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