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소방국이 공개한 사진에서 소방관들이 10일 맨해튼의 한 빌딩 옥상에 불시착한 헬기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 소방국이 공개한 사진에서 소방관들이 10일 맨해튼의 한 빌딩 옥상에 불시착한 헬기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비상착륙후 화재, 조종사 숨져
‘관광명소’ 타임스퀘어 부근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대도시 헬기 운행규제”목소리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고층빌딩 옥상에 헬기가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국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가운데 대도시 헬기 운행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3분쯤 맨해튼 34번가에서 이륙한 헬기가 11분 만에 미드타운 7번가의 54층짜리 건물 옥상에 불시착했다. 뉴욕 경찰은 비상착륙 직후 화재가 발생, 혼자 탑승해 있던 헬기 조종사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해당 건물은 은행과 로펌 등이 입주한 ‘악사’ 보험회사 빌딩으로 별도의 이착륙 시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들은 사고 발생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 30분 안에 빌딩 옥상의 화재를 진압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사고 현장에서 “건물 안에 추가적인 인명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미 연방 교통안전위원회는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9·11 테러가 연상됐다”고 화재 당시 느낀 공포감을 털어놓았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사고 관련 테러나 추가 위협은 없다”고 발표했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조종사는 날씨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뉴욕 경찰은 헬기 이동이 괜찮다고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시점 전후로 맨해튼 일대에는 굵은 빗줄기가 내렸고 안개가 짙게 끼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뉴욕 동강 부근에서 헬기가 불규칙하게 비행했다는 보고가 수차례 있었다.

이번 사고로 뉴욕시와 주변 영공에 헬기 규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타임스퀘어, 록펠러센터 등 인구가 밀집된 관광 명소에서 헬기 사고가 날 경우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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