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 경영사안만 논의”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한 일부 보도에 대해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며 또다시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지난달 23일 이례적으로 보도 자제문을 낸 이후 두 번째로, 이번엔 메일뿐 아니라 문자메시지까지 전송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5월 10일 열린 회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 현황과 의약품 개발과 같은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였지 증거 인멸이나 회계 이슈를 논의한 회의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검찰이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5일 회의에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관련 증거를 없애기로 결정했고, 이후 같은 달 10일 이 부회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 고한승 삼성에피스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를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데 대한 반박이다.

삼성전자는 “사실이 검증되지 않은 의혹으로 회사와 투자자에게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고, 경영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유죄의 심증을 굳히게 하는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가 또다시 보도 자제 요청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검찰과 일부 언론들이 분석회계 여부라는 수사의 본질은 차치한 채 증거인멸만을 놓고 이 부회장과 연관성을 캐는 데 집중하면서 전체 수사 방향과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1일 “이날 회의에서 삼성바이오는 진행 중인 위탁생산(CMO)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중장기 전략으로서의 위탁개발(CDO) 사업 추진 방안 등을 보고했고, 삼성에피스는 진행 중인 바이오 의약품 개발 및 판매현황 점검과 신약 개발 등을 보고했다”며 “증거 인멸이나 회계 관련 이슈를 논의한 바가 없다”고 거듭 해명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이은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