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당시의 일본과 달리 파격적인 세제 혜택 등으로 기업의 연구·개발(R&D)을 늘려야 합니다. 이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혁신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일본 전문가인 휴 패트릭(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는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 강연회에서 ‘일본 경제와 아베노믹스의 경험 및 향후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패트릭 교수는 “일본과 한국은 제도와 사고관에서 많은 유사점을 보인다”면서 “일본이 갔던 길을 따라가지 않은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을 따라가지 않아야 할 대표적인 문제로 폐쇄성과 변화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꼽았다. 패트릭 교수는 “기업과 국가가 발전하려면 새로운 변화에 대해 능동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일본은 섬나라 특유의 폐쇄성과 내수 중심의 경제,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국민성 등으로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노믹스로 회생한 일본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평소 그는 정규직 공개채용(공채)이란 일본 특유의 채용제도와 계속될 인구 감소 등에 따른 낮은 노동생산성 등이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패트릭 교수는 “한국은 일본보다 개인주의 경향이 짙고 독립적”이라면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의 실책은 총수요 관리를 못한 것이고 거시경제 분야에서 혁신하지 못했다는 점”이라면서 “한국은 이와 반대로 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패트릭 교수는 “일본은 폐쇄성 때문에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해도 외국인 인력에 대해 획기적으로 문을 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노동공급 부족의 문제는 경제 상황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