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새로운 극우세력 연대 기자회견을 마친 마린 르펜(왼쪽 세 번째) 프랑스 국민연합 대표와 게롤프 아네망스(〃 네 번째) 벨기에 유럽의회 의원이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새로운 극우세력 연대 기자회견을 마친 마린 르펜(왼쪽 세 번째) 프랑스 국민연합 대표와 게롤프 아네망스(〃 네 번째) 벨기에 유럽의회 의원이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내달 유럽의회 개원, 전열정비

佛 국민연합· 伊 동맹 등 동참
의원 73명 모여 勢 규합선언
원내 5위 그룹으로 뛰어올라
르펜 “EU 정치 체스판 변화”

佛 중도주의 ‘자유민주당’
‘리뉴 유럽’으로 명칭 바꿔


지난 5월 열린 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한 극우세력과 중도세력이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고 그룹 간판을 바꾸는 등 전열을 정비하며 곧 개원할 유럽의회에 대비하고 있다.

13일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동맹과 프랑스의 국민연합(RN),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유럽 대표 극우정당은 이날 ‘정체성과 민주주의(ID·Identity and Democracy)’란 이름의 새 정치그룹을 형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5월 23∼26일 시행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포퓰리즘 계열의 정치집단인 유럽 보수와 개혁(ECR·64석), 자유와 직접민주주의 유럽(ECDD·54석), 국가와 자유의 유럽(ENF·58석)은 총 176석을 차지했다. 이들은 선거 후 통합된 새로운 정치그룹 구성을 모색했지만 단일 세력 형성엔 실패해 일단 73명의 의원이 모인 정치그룹을 먼저 구성하기로 했다.

RN을 이끄는 마린 르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유럽연합(EU)의 정치 체스판을 바꿔놓았다”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다른 정치그룹을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의 정치 상황은 유권자들이 원하기 때문에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탈리아 동맹 출신의 마르코 자니 의원과 AfD의 외르크 모이텐 공동대표는 각각 “2015년 난민에게 문호를 개방한 독일의 결정이 유럽의 불안정을 초래했다”고 비판하면서 “EU 내부의 안정이 핵심 이슈”라고 주장했다. 특히 모이텐 대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철회도 요구했다. 대표적인 극우 포퓰리즘 정치인인 영국의 나이절 패라지 의원이 이끄는 브렉시트당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 등은 이번 연대에 합류하지 않았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법과정의당(PiS)은 ID의 친러시아 정책과 이견을 보이면서 합류를 거부했다. 전체 통합엔 실패했지만, 정체성과 민주주의는 원내 5위 그룹으로 뛰어올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출신 정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가 합류하면서 크게 약진한 중도주의세력 ‘자유민주당(ALDE) 그룹’은 이름을 ‘리뉴 유럽(Renew Europe)’으로 바꿨다. 벨기에 총리를 지낸 기 베르호프스타트 ALDE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ALDE의 이름을 ‘리뉴 유럽’으로 변경했다고 EU 전문매체인 유랙티브닷컴이 전했다. ALDE는 중도 우파 성향인 유럽국민당(EPP) 그룹(179석)과 중도 좌파 성향인 사회당(S&D) 그룹(153석)에 이어 제3당을 차지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레퓌블리크 앙마르슈가 합류하며 프랑스 출신 의원 21석이 원내에 진입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흔히 이 정당은 중도 자유주의를 의미하는 ‘리버럴(Liberal)’이라고 불렸는데, 프랑스에선 이 용어가 중도파를 경멸적으로 말할 때 쓰는 용어인 만큼 정치 그룹 명칭을 바꾸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뉴 유럽은 기성 정당은 아니지만 EU 중심의 유럽 통합에 가장 적극적인 그룹으로 과반 확보에 실패한 EPP와 S&D 연정이 가장 먼저 손을 내밀 파트너로 각광받고 있다.

새로 선출된 유럽의회는 오는 7월 2일 첫 회기를 시작한다.

박준우·정유정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