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대산읍 웅도 선착장 앞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가로림만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로림만은 국내 유일의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청정갯벌을 간직한 해양 생태계의 보고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 웅도 선착장 앞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가로림만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로림만은 국내 유일의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청정갯벌을 간직한 해양 생태계의 보고다.

- 충남도 2030년까지 3430억 투입 조성 추진

국내유일 해양생물보호구역
유입하천 오염·양식장 영향
갯벌 환경 악화 심각한 수준
방치땐 회복 불가능할 수도

유럽 ‘바덴해’ 사례 벤치마킹
세계적 해양생태 관광지 목표
하구 복원·탐방 둘레길 마련
2만명 고용·4700억 생산효과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인 서해 갯벌 중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한 충남 가로림만을 ‘국가해양정원’으로 조성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천혜의 해양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복원·보전·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해양 정원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도 유럽 바덴해 같은 세계적인 해양생태 힐링 관광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는 국내 유일한 해양생물 보호구역인 서산·태안 가로림만 해역에 2030년까지 3430억여 원을 들여‘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가로림만은 해양 포유류인 점박이물범이 꾸준히 관찰되는 등 다양한 보호대상 해양생물의 서식·산란지로, 2017년 국내 유일의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 삼면이 막힌 반 폐쇄성 만이며, 면적이 1만5900㏊, 해안선 길이가 162㎞에 이르고 해양생태 건강도가 국내 상위 25%에 드는 해양생태의 보고로, ‘물범의 바다’로도 불린다. 서산 대산·팔봉·지곡, 태안 원북·이원 등 6개 읍·면 1200여 가구 어민의 생계 터전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로림만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해역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고 소중한 갯벌 환경이 회복 불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입 하천 오염, 밀집한 양식장, 다수의 인공 방조제 건설로 장기적으로는 수질 생태 환경이 나빠지고 있고, 어민 및 어획량 감소,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 무산 등으로 대안 사업이 시급한 지역이기도 하다.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사업은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등 ‘바덴해 3국’이 지난 1991년부터 바덴해 갯벌 공동관리체계를 확립해 보전 정책과 생태 관광을 통해 막대한 고용 창출과 관광 수입을 실현하고 있는 성공 모델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바덴해 갯벌은 자연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연간 약 1000만 명의 생태 관광객이 방문해 연간 67억 유로의 경제 효과와 5만8000여 명의 지역 일자리 고용을 창출하는 세계적인 해양생태 관광지다. 국내에는 순천만정원이 지난 2015년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된 전례도 있다.

해양정원 사업의 주요 축은 ‘건설’ 대신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간척 등으로 막힌 가로림만 내 4개 하천을 옛 모습으로 복원해 바닷물이 드나들도록 하고, 양어장·염전 등으로 사라진 갯벌을 복원하며, 연안 오염원 관리시설을 확충해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이 다수 추진될 예정이다. 박정주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가로림만 해양정원 사업의 가장 큰 의미는 후손에게 빌려온 자연을 복원하고 보전하는 ‘회복의 경제’가 과거의 건설사업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바다 환경 복원 사업으로는 솔감저수지 하구 복원 사업(884억 원)이 대표적이다. 가로림만 안쪽 섬인 고파도 폐양식장도 기존 둑을 헐어 갯벌로 복원한다. 갯벌과 습지자원을 활용한 해양생태 정원 6곳도 조성된다.

생태 관광의 거점시설로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센터’를 비롯해 점박이물범보호센터, 국제갯벌보호센터, 해양생태자원관, 해양웰니스센터, 지역특산물센터 등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시설은 가로림만의 체계적인 운영·관리와 관광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관련 전시·홍보·교육을 담당할 예정이다. 해양 경관이 뛰어난 서산시 웅도는 해양 문화예술섬으로 조성된다. 128㎞ 길이의 가로림만 둘레길과 친환경 생태탐방 뱃길 등을 조성해 가로림만 일대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도 구축된다.

최근 사업 타당성 조사연구와 기본계획 수립을 마친 충남도는 정부의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갯벌 1㎢당 연간 57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발생한다는 조사를 감안하면, 이 사업은 총 470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2만1400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산·태안 = 글·사진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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