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왜 윤석열인가

기수·서열중심 기용관행 무시
파격인사로 ‘조직 통제’ 포석
“국민, 셀프개혁 안된다 생각”
文대통령 ‘檢불신’ 내비치기도

尹 ‘국정원 정치개입’ 수사로
朴정부때 ‘좌천인사’ 당하기도

검찰개혁 회의론도 만만찮아


문재인 대통령의 17일 윤석열 서울지검장의 검찰총장 지명은 검찰개혁에 대한 내부 불만을 진압하고 과감한 기수파괴 발탁인사를 통해 집권 후반기 사정국면을 강력하게 장악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파격 인사인 만큼 검찰 내부는 물론 정치권 전반에 일파만파의 파장과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이 고심 끝에 오늘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제청건을 보고받고 윤 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발표하기로 했다”며 “내일(1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제청을 의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이후 고검장을 지내지 않은 첫 총장 후보자다. 윤 후보자의 ‘검찰총장행’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면서부터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검찰총장 인선을 놓고 ‘윤석열이냐, 아니냐’의 싸움으로 규정될 만큼 윤 후보자의 검찰총장 임명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윤 후보자가 유일하게 시민단체 추천으로 후보에 올랐다는 점도 이를 보여준다. 검찰이 기존의 조직 논리대로 기수와 직급에 따라 검찰총장 후보 방정식을 계산했다면 일반 국민은 이와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윤 후보자를 검찰총장 후보로 올렸다는 얘기다.


윤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 의혹 수사 특별수사팀장 당시 윗선과의 갈등으로 좌천성 인사 조치됐으나, 최순실 등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으로 활동하며 현 여권의 주목을 받았다.

현 정권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후 다시 1년여 만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는 고속승진을 했다. 검찰 조직의 기수, 서열 중심의 관행을 완전히 무시한 조치다.

문 대통령은 2017년에도 고검장급이 가던 서울중앙지검장을 지검장급으로 내리면서까지 윤 후보자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했다. 직전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사법연수원 18기였고 윤 지검장이 23기인 만큼 파격적인 인사였다. 문무일 검찰총장과 윤 후보자의 기수 차이도 5기수에 달한다.

법조계에선 문 대통령이 ‘윤석열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 든 것은 기득권 엘리트 검찰 간부에 대한 인적쇄신을 통해 검찰 개혁의 속도를 내기 위한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했던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경우 속도가 더딜수록 어렵고 집권 후반기로 가면 좌초할 가능성이 많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문재인·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에서도 ‘제도 개혁에 치중한 것’을 검찰개혁 실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도 검찰개혁의 핵심을 ‘인사’로 규정하고, 검찰 인사권을 철저히 ‘문민’이 통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대학교수 출신인 조국 민정수석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임명도 그런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검찰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한 불신도 윤 후보자 발탁의 핵심 원인으로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KBS 대담 인터뷰에서도 “검찰이 개혁 당사자이고 ‘셀프 개혁’은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 보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청와대의 신뢰를 얻은 윤 후보자 지명으로 향후 청와대의 검찰개혁 성패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정권 초기 개혁의 대상이었던 검찰이 적폐청산 수사에 성과를 내며 오히려 다시 힘을 얻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적폐수사로 힘을 실어준 검찰을 다시 개혁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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