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式 뉴삼성’승부수
오늘 삼성전기 신사업 점검
가전 사장단과도 곧 간담회
비상경영 차원 숨가쁜 행보
‘수성(守城)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내 외에 불어닥친 온갖 악재에 전례 없는 경영위기의식을 드러내며 전 사업부문을 직접 챙기고 있다. 최근 밝힌 이 같은 메시지는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강조했던 ‘신경영론’ 등을 떠올릴 만큼 비장하다. ‘뉴(New) 삼성’을 지향하는 ‘JY 경영철학’을 발신했다는 데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17일 삼성전기를 찾아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5세대(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 투자와 경쟁력 강화 방안을 확인한다. 삼성전기는 2022년까지 전장용 MLCC 분야에서 세계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 부회장이 신성장을 이끌 분야인 만큼 경쟁력을 직접 살피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단과 다른 관계사와도 차례대로 간담회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6월 들어 이 부회장의 ‘비상경영’ 행보는 숨 가쁘다고 할 정도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고동진 정보기술( IT)·모바일 부문장(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 등과 함께 IM부문 사장단 회의를 갖고 13일 열린 이 분야의 글로벌 전략회의 결과를 보고받았다. 13일에는 지난 1일 만났던 반도체·부품(DS)부문 경영진 간담회를 다시 했다. 한 달도 안 되는 사이 4차례 연속으로 핵심사업 부문 경영진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첨단선행 기술, 신규서비스 개발 차별화 방안, 시스템 반도체 투자집행계획 등을 꼼꼼히 점검한 것이다.
특히 14일에는 5G 이후의 6G 이동통신, 블록체인, 차세대 인공지능(AI)서비스 현황 및 전망,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다룬 자리에서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이 부회장은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의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일에 ‘초격차’를 주문하며 장기·근원적 기술력 확보의 중요성을 거론한 것보다 한층 수위를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실제 삼성을 둘러싼 상황이 절대 녹록지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은 데, 삼성의 주력인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이 동반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검찰 수사로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는 기능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력산업은 회복 기미 없이 정체해 있는데 투자의 고삐는 죄어야 하고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은 주도할 수 있다는 확신도 없는 상태”라며 “미·중 무역분쟁까지 가세해 글로벌 IT 구도가 어떻게 바뀌고 흔들릴지 예단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비상경영 강화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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