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밸브 작동으로‘물때’ 섞여
정수장 청소로 6월하순 정상화

사태 20일 지나‘늦장대응’비판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는 인천시가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수계전환’을 무리하게 진행하면서 촉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계전환은 단수 상황에 대비해 평시 이용하는 관로(수도 공급을 위해 지하에 묻은 관) 계통을 바꾸는 것이다. 정부는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사태가 발생한 지 20일이 지나서야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내놔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환경부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적수 발생 원인은 수계전환 전 과정에서 준비 부실, 초동 대처 미흡 등 대응 부실 때문”이라며 “6월 하순부터 순차적으로 수돗물이 정상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원인조사반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는 무리한 수계전환을 진행하면서도 적수 피해를 최소화할 ‘골든 타임’(적기)을 놓쳤다. 시는 지난 5월 30일 공촌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정기 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지하고, 대규모 단수를 막기 위해 인근 수산·남동정수장 정수를 대신 공급하는 수계전환을 진행했다. 수계전환 시에는 국가건설기준에 따라 제수 밸브를 서서히 작동해 유속 변화에 따른 녹물이나 관 내부의 물때가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배수 작업을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시는 10분 만에 밸브를 개방하는 바람에 유속이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시적으로 수돗물의 탁도가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했음에도 별도 조치 없이 생활용수로 공급한 사실도 확인됐다.

처음 서구에서 시작된 적수 현상이 영종·강화 지역으로 번져 사태가 장기화한 것도 시의 안일한 대처 때문이었다. 특히 공촌정수장의 수질을 점검하는 탁도계가 고장 나 해당 정수장이 적수 사태의 발원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시는 ‘수질에 문제없다’는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돗물 내 이물질은 노후화한 수도관 때문이 아니라 관 밑에 쌓인 물때 성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는 “정수기나 필터로 한 번 거른 물은 마셔도 되는 상태”라면서도 “필터 색상이 쉽게 변하는 단계에서는 마시는 것보다 빨래, 설거지 등에만 사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돗물 정상화를 위해 공촌정수장 4개 정수지의 청소를 포함해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오는 22일부터 단계적으로 공급을 정상화하고 29일까지는 완료한다는 목표다. 적수 사태 발생 한 달 만에 정상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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