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경선 후보들 26·27일 첫 TV토론
지지율 1% 이상 등 조건 충족한
후보 20명이 2개조로 나눠 토론
트럼프와 대선 가상 양자대결서
바이든이 승리 가능성 가장높아
그다음 샌더스·워런·해리슨 順
바이든·샌더스, 나이가 걸림돌
지지율 3위 워런, 유리천장 깨야
37세 부티지지, 정치 경험 부족
흑인 혈통 해리스, 지지율 한계
본선서 당내 갈등 치명타될수도
대세 바이든, 통합 과제 풀어야
도널드 트럼프(72) 미국 대통령이 18일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인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 센터에서 재선을 위한 2020년 대선 출정식을 했다. 민주당은 오는 26∼27일 역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1차 대선 경선후보 TV토론을 개최한다. 양당 대선 레이스가 막을 올린 셈이다. 공화당은 빌 웰드(73)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만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결정이 확정적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세계의 시선은 24명이나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후보 중 누가 트럼프 대통령과 본선에서 맞설지에 쏠리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1차 토론회 결과에 따라 경선 판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 80세를 바라보는 양강 =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24명 후보 중에서 3차례 여론조사에서 1% 이상 지지율이나 개인 후원자 규모가 최소 6만5000명 이상 등 기준을 통과한 20명을 대상으로 1차 TV토론을 개최하기로 했다. 1차 TV토론은 10명씩으로 조를 나눠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1차 TV토론 참여가 확정된 20명 후보 중에서 선두에 있는 후보는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이다. 지난 4월 2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민주당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선 출마 후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정치전문 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각종 민주당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출마 선언 전에는 29.3%로 버니 샌더스(77·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23.0%)과 6.3%포인트 차이였으나 6월에는 지지율이 32.2%로 샌더스 상원의원(15.8%)을 2배 넘게 앞서고 있다.
1998년, 2008년에 이은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장점은 풍부한 국정 경험과 중도성향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식 정책에 실망하면서도 급진적인 민주당 후보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대다수 민주당 당원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외교적 경험 부족을 보강하기 위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삼았을 정도로 외교에는 특히 강점을 가졌다. 또 50년간 이어진 정치인생 동안 백인 노동자 계층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에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탈환이 가능한 주자로 평가받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약점은 상대적으로 고령이라는 점과 과거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지목된다. 진보성향이 약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 당시 중국의 패권추구 견제 부족, 전략적 인내 정책에 따른 북한 핵 억제 실패, 이란 핵 폐기가 아닌 동결 합의 등을 공격하고 있어 강점인 외교가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뒤를 쫓고 있는 후보 중 선두는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상대로 돌풍을 일으켰던 샌더스 상원의원이다.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일컫는 샌더스 상원의원은 △보편적 의료보험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 △공립대학 학비 무료 △99.8%를 위한 법안(10억 달러 이상 상속재산에 77% 과세) 등을 내세운 민주당 내 급진세력의 대표 인사다. 샌더스 상원의원의 강점은 대선 출마 선언 첫 달에 50만 명 이상에게서 18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을 정도로 열성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지나치게 급진적이어서 표의 확장성이 떨어진다. 민주당 일부 후보의 ‘샌더스 따라 하기’로 진보 대표성도 약해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고령도 약점으로 꼽힌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가장 많은 나이로 취임한 사람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으로 재선 당시 73세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각각 78세와 79세에 취임하게 돼 임기 중 80세를 넘기는 첫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두 사람은 1차 TV토론 중 둘째 날인 27일에 나설 예정이어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 그 뒤를 쫓는 여성과 30∼40대 다크호스 = 민주당에서 양강을 쫓는 유력주자 중 한 명은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인 엘리자베스 워런(여·69·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다. 워런 상원의원은 대기업과 부자를 규제하는 진보적인 정책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으로 주목받아 왔다. 워런 상원의원은 연간 가구소득이 10만 달러 이하인 경우 학자금 빚 5만 달러 탕감, 10만~25만 달러의 경우 일부 탕감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또 자산 5000만 달러 이상은 매년 재산세 2%, 10억 달러 이상은 3%를 부과하는 안도 내놓았다. 다수의 진보적인 공약을 통해 샌더스 상원의원을 위협하고 있다. 워런 상원의원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당내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다. 당내에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했는데 워런 상원의원으로 가능하겠냐”는 인식을 보인다. 워런 상원의원은 첫째 날인 26일 토론 조에 배정됐다.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를 둔 카멀라 해리스(여·54·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그린 뉴딜과 마리화나 합법화 등을 내세워 주목받은 민주당 내 떠오르는 별이다. 14만 명에게서 1200만 달러를 모금하고, MSNBC 타운홀 당시 220만 명 시청을 기록하는 등 대중적 인기가 높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남녀 임금 격차 1%당 회사 수익의 1%를 벌금으로 물리는 ‘남녀 동일 임금안’을 내세우고 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흑인 혈통임에도 내년 2월 초기 경선 4개 주(아이오와·뉴햄프셔·네바다·사우스캐롤라이나) 중 흑인 표가 많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7~9%)라는 게 걸림돌이다.
피트 부티지지(37)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동성애자,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 30대라는 젊은 나이 등으로 인기가 급상승하며 대선 주요 후보 반열에 올랐다. 진보와 보수 양측에 호소력이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 중 최연소라는 나이와 사우스벤드라는 조그마한 시 행정 경력밖에 없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역대 미 대통령 중 최연소 당선자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으로 취임 당시 43세였다. 해리스 상원의원과 부티지지 시장은 27일 토론 조다.
베토 오로크(46) 전 텍사스주 하원의원은 지난해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중진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박빙 승부를 겨루면서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오로크 전 하원의원 선전에 민주당이 공화당 전통 강세지역인 선벨트(태양이 비치는 남부지역)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가 약한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애리조나 3개 주 탈환 전략을 마련할 정도다. 스페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청년층 유권자에 대한 호소력이 높지만 정책보다 낙관주의만 내놓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26일 토론 조에 포함됐다.
이들 외에도 26일 토론에 참여하는 후보는 코리 부커(50·뉴저지) 상원의원, 에이미 클로버샤(여·59·미네소타) 상원의원, 팀 라이언(45·오하이오) 하원의원, 털시 개버드(여·38·하와이) 하원의원, 제이 인슬리(68) 워싱턴 주지사, 빌 더블라지오(58) 뉴욕시장, 존 델러니(56·메릴랜드) 전 하원의원, 훌리안 카스트로(44)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이다. 27일 토론에는 키어스틴 질리브랜드(여·52·뉴욕) 상원의원, 마이클 베넷(54·콜로라도) 상원의원, 에릭 스월웰(38·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존 히큰루퍼(67) 전 콜로라도 주지사, 작가인 메리앤 윌리엄슨(여·66), 대만계 기업가인 앤드루 양(44) 등이 참석한다.
◇ 숨은 트럼프 표와 당내 갈등이 본선 변수 = 민주당 당원들의 후보 선택 기준은 누가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가에 집중된다. 이런 점에서 24명 후보 중 양강으로 불리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이 유리하다. 보수 성향의 폭스 뉴스가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0년 대선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49%로 트럼프 대통령(39%)을 10%포인트 앞섰다. 샌더스 상원의원도 49%로 트럼프 대통령(40%)을 9%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나 샌더스 상원의원이 후보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두 사람 중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세론이 나올 정도로 강세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평균 49.3%로 트럼프 대통령(40.5%)보다 8.8%포인트 높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서 실시한 또 다른 조사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앞섰다. A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 조사에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줬던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플로리다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7%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여론조사만 믿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뒤지고도 승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인 2016년 6월 19일 지지율이 39.1%로 클린턴 전 국무장관(44.9%)에 비해 5.8%포인트 뒤졌다. 대선 하루 전인 11월 7일에도 43.8%로 클린턴 전 국무장관(47.0%)에게 3.2%포인트 밀렸다.
당내 중도파 대 진보파 간 갈등도 문제다. 2016년 대선 당시 드러났던 민주당 내 갈등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016년 대선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진보적 정책을 내세우며 돌풍을 일으킨 샌더슨 상원의원의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본선에서 패배했다. 양자 간 갈등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 문제에서도 불거졌다. WP는 민주당이 국민을 통합하고 정치적 분열을 해소할 인물(바이든 전 부통령)이냐, 전투적이며 진보진영을 자극할 수 있는 인물(샌더스 상원의원)이냐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샌더스 상원의원과 워런 상원의원, 해리스 상원의원 등을 지지하는 당내 진보그룹을 끌어안는 능력을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분열보다는 통합을 원하는 당내 주류와 급진보다 안정을 요구하는 중도층이 안심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과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져 있다. 다른 후보들은 1차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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