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앉은 순서대로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시 주석, 김 위원장,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앉은 순서대로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시 주석, 김 위원장,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정치적 타결’ 언급 배경·전망

비핵화 외교 방정식 복잡해져
내주 오사카 G20 정상회의서
習, 김정은 메시지 트럼프 전달
한국 소외현상 막을 방안 시급
여권서도 “習이 文 대체 우려”


북한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타결이 필연적 추세”라면서 북핵 협상 적극 관여 의사를 밝히며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외교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미 3자 구도가 남·북·미·중 4자 구도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청와대 및 여권 내부에서 중국이 ‘중재자’ 한국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오는 28∼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이 북핵 문제에서 어떤 역할을 시도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G20 정상회의가 문재인 정부의 외교력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0일 만찬에서 밝힌 “정치적 타결”이라는 표현은 북핵 문제를 대화·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기존 중국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미·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중국이 ‘방조’에서 ‘적극적 관여’로 돌아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적극적 관여’의 방향은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지지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견해다. 시 주석이 이번 방북 기간 동안 “새로운 방안”을 언급하면서 북·중 혈맹 관계를 수차례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보도하면서 양국 정상이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는 환경 속에서 관계를 깊이 있게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두 나라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또 시 주석이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고수,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대미 견제 카드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이번 방북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어려운 북한에 숨통을 트는 경제적 지원을 할 가능성, 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국을 대신해 미국 측에 김 위원장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 등도 점쳐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밝힌 김 위원장의 “새로운 전략 노선” 지지가 북한의 대화 협상 복귀와 경제발전 추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시 주석이 북·중은 평화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북한이 도발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격화시키는 행위는 명백히 반대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이 우려대로 북핵 문제에 적극 개입, 남·북·미 중심의 비핵화 협상이 중국이 개입하는 4자 구도로 전환된다면 문재인 정부의 입지는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일단 시 주석의 전격 방북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긍정적인 프로세스라는 입장이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한국 소외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다. 오는 6월 말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을 갖자는 문재인 정부의 거듭된 제안에 북한이 ‘묵묵부답’인 상황에서 중국이 ‘중재자’로 급부상하게 되면 북핵 협상의 주도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한다면 문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G20 정상회의를 보다 적극적인 외교적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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