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통계 집계기준 변경해
비정규·파견직 모두 포함시켜
2017년 9만명선 하락 추세서
지난해 10만3869명으로 급증
기존대로 집계 땐 감소세 계속


지난해 은행 임직원 수가 전년 약 9만 명에서 약 10만4000명으로 급증하며 최근 추세와 맞지 않게 이례적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를 작성한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갑자기 통계 집계 기준을 바꿔 기존 정규직 외에 비정규직, 외부 업체 파견직 인원 등을 제출받아 한꺼번에 임직원 수에 포함해 집계한 영향이다. 정부가 민간 은행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측정해 공개하겠다며 ‘일자리 압박’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일방통행식 정책이 만든 ‘고용 허수(虛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의 ‘금융기관 점포 및 인원 현황’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은행 전체 임직원 수는 14만2744명으로, 전년 12만8496명보다 11% 증가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전체 은행 임직원은 지난 2014년 13만5496명을 기록한 이후 감소해 2017년에는 12만8496명까지 줄었는데, 2018년에는 1만4248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특수은행(산업은행 등)을 뺀 일반은행에서만 1만3856명이 급증했다. 하지만 은행 점포는 최근 수년 동안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 희망퇴직이 대규모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신규 채용이 있었다 해도 의아스러운 숫자다. 일반은행 임직원 수는 2012년 10만2496명에서 2013년 9만9486명으로 줄어 10만 명 선이 깨진 이후 계속 감소해 2017년에는 9만13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지난해에는 8만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10만3869명으로 오히려 1년 새 15.4% 증가했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해 통계를 작성하면서 기존 ‘직원 외 인원’으로 고용인력으로 잡히지 않았던 시간제 인력, 청원경찰, 콜센터 파견업체 인력까지 전체 임직원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박세영·황혜진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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