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사장병 유복자 김성택씨

6·25전쟁 때 자원입대해 두 달 만에 전사한 김재권 일병의 유복자로 태어난 김성택(69) 씨는 북한의 6·25 남침 69년을 맞아 문화일보에 다음의 글을 보내왔다. 그는 현충일 이틀 전 문재인 대통령의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도 참석, 먼저 침략자의 사과가 있어야 용서와 화해가 가능하다고 호소했었다.

“아비 없는 과부의 자식으로 한평생 69년을 살아왔다. 북한 괴뢰군의 기습 남침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고아로, 미망인으로, 자식을 먼저 보낸 아비 어미로 한(恨)을 가슴에 품고 한평생을 보냈다.

국립서울현충원 지하 위패실을 가 보았는가? 그곳 지하 통로 양쪽 벽에는 빼곡히 13만3000여 분의 유해 없는 전사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곳에서 내 아버지, 내 남편, 내 아들의 이름 석 자만 달랑 쳐다볼 수밖에 없는 현실, 이들에게는 묘비조차 없다. 이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억울하고 비통한 일인지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독한 슬픔을 매년 반복해 겪고 있다.

바로, 여기, 이 땅 대한민국은 이들 전사자의 목숨과 유족들의 한 맺힌 눈물로 빚어진 땅이다. 지금 이 땅을 밟고 살아가는 우리는 이들로부터 무한한 빚을 진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목숨 바쳐 지키려 한 자유 대한민국의 정체성으로부터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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